2012. 08. 13 [서울신문] 서울 신청사 관련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신청사의 디자인과 실용성에 대한 내용입니다.
[기사보기]
http://weekly.chosun.com/client/news/viw.asp?nNewsNumb=002219100012&ctcd=C04
2012. 08. 13 [서울신문] 서울 신청사 관련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신청사의 디자인과 실용성에 대한 내용입니다.
[기사보기]
http://weekly.chosun.com/client/news/viw.asp?nNewsNumb=002219100012&ctcd=C04
2012 광주 비엔날레 폴리 공모전에 참여했던 고석홍 팀장(+ 김미희님)의
'Memorial of the citizen'이 최우수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부제, 'Memorial box of the citizen, by citizen, for the citizen'에서 알 수 있듯이
광주 시민 개개인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발할 수 있도록 제안되었는데요!
자세한 디자인과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본 공모전에서는 최우수작품 수상시 실제로 지어질 수 있도록하고 있는데요.
어떤 모습이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 )!!
아이아크 안밖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고 팀장님 축하드려요~!
2012. 08. 12 (일) 밤 10시 25분 [133회_차인태의 명불허전]에 유 걸 선생님 편이 방송되었습니다.
고정관념을 깨는 디자인과 자유로운 공간활용.
예술성과 실용성을 골고루 담아내다 건축가 유걸.
[다시보기]
http://www.obs.co.kr/obsvod/?IDX=11338
2012. 08. 11 [서울신문] 서울 신청사 관련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서울에는 '공인 랜드마크'가 있는가라는 주제의 기사로,
10월 완공을 앞 둔 신청사가 서울의 랜드마크로써 역할 가능성에 대한 내용입니다.
[기사보기]
2012. 08. 09 [서울신문] 서울 신청사 관련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신청사 전면 유리벽 관련 건물의 에너지 효율에 대한 내용입니다.
[기사보기]
http://www.etoday.co.kr/news/section/newsview.php?TM=news&SM=2203&idxno=618162
2012. 08. 08 [KBS뉴스] 서울 신청사 관련 내용이 방송되었습니다.
방송을 통해 신청사의 내부 모습이 처음으로 공개되었습니다.
신청사 유리벽 효율과 공간활용에 대한 내용이 방송되었습니다.
[다시보기]
2012. 08. 09 [이투데이] 서울 신청사 관련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신청사의 외피디자인, 공간 효율성에 대한 내용입니다.
[기사보기]
http://www.etoday.co.kr/news/section/newsview.php?TM=news&SM=2203&idxno=618135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지니 서 작가의 'Wave' 展이 열렸습니다.
파도를 연상하게 하는 비닐 설치 디자인과 건물의 중심공간인 아트리움의 유리 조각들의 만남이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달래주는 듯 하네요^^
전시 일시_9월 28일 까지
장소_서울 종로구 신문로 2가 176-2번지 아산정책연구원갤러리
_아산 정책연구원 아트리움 원 모습
_지니 서의 비닐 설치 작품
관련 기사
잡지 뮤인 8월 호에 유걸 선생님 기사가 실렸습니다.
여전히 실험하고 배우는 70대 건축가
보통 나이가 들면 뉘우치고 한탄한다. 그때는 기회가 있었지만 몰랐고, 지금은 알지만 기회가 없어서다. 그에게는 회환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여전히 실험하며 배우고 있고, 기회는 점점 넓어지고 있다. 한국 현대 건축의 최전선에서 현역으로 존재하는 70대 건축가, 유걸이다.
에디터 김만나 포토그래퍼 이승택 건축 사진 제공 아이아크 건축설계사무소
오는 10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서울시 신청사를 두고 말들이 많다. 생각해보면, 하나의 건축물을 두고 이렇게 말이 많았던 적 있었나 싶다. 대중이 모르는 사이 너무나 쉽게 사그라진 아까운 건축물들이 많았고 그래서 유걸 건축가는 하나의 건축물에 이런 관심을 보이는 것 자체가 고마운 일이라 생각한다. “물론 긍정적인 관심이면 행복하겠지만, 부정적이라도 엄청난 관심을 보이는 것 자체는 좋은 거라고 생각해요. 좋다가도 싫어지는 게 있듯, 부정적이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바뀔 수 있는 것 아니에요? 시간이 지나면서 서울시 신청사 건축물의 내용을 이해하고, 긍정적인 관심으로 바뀌면 좋겠다는 바람은 있어요.”
서울시 신청사를 설계한 아이아크 건축설계사무소의 건축가 유걸. 신청사 논란에 대해 그는 덤덤한편이다. 그가 본질적으로 담아내고자 했던 ‘열린 공간’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실현이 되었고,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는 예상한 터였다. 언젠가는 드러날 한국 건축계의 고질적인 문제, 오히려 공론화되길 바랐던 그다. 오늘의 논란은 2008년부터 예정되어 있었다. 서울시 신청사 프로젝트는 ‘턴키’ 방식으로 진행됐다. 턴키는 사업주가 건물의 설계?시공?감리를 한꺼번에 맡겨 짓는 방식으로, 상업 건물은 몰라도 다양한 용도를 충족해야 하고 문화적 의미가 중요한 공공 건축물에서는 논란이 될 수밖에 없는 방식이다. 건축가 유걸은 계획을 실체로 구현하는 실시설계 단계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쉽게 말하면 디자인만 주고, 제품의 제작에는 관여하지 못한 셈이다. 원래 의도라면 신청사의 내부가 밖에서 투명하게 보여야 하는데, 구현되지 못했다. “7층 높이의 수직 벽을 타고 올라가는 그린 월도, 에스컬레이터도, 공연 공간도, 시설물을 서포트하는 구조까지도 밖에서 보여야 하는데 그것이 차단됐단 말이죠. 내부 공간은 있으나 이를 보여줄 디자인 의도가 반영되지 않은 셈이죠.”
그는 한국의 건축, 아니 건설 산업은 ‘건축가에 대한 불신’이 기저에 있다고 말한다. 설계자가 감리를 할 수 없는 계약 방식 말고도 불신이 만들어낸 또 다른 폐해는 ‘현상설계공모’다. 일정한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틀린 것을 찾는 데 집중하고, 가장 적게 틀린 작품을 당선시키는 현상설계는 ‘건축가’가 아닌 ‘건축물’을 찾는 방식이다. “건축가가 그간 어떤 작업을 했고, 어떤 철학을 갖고 있고, 이번 프로젝트는 어떻게 풀 것인지를 심사하는 것이 아니라 기준에 부합하는 건축물을 누가 적은 금액으로 만드나를 찾는 거죠. 결국 하나도 틀린 게 없지만 하나도 좋은 게 없는 건물들이 일률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거에요.”
파인 아트가 날카로운 촉수로 사회를 비판하고 드러낸다면, 건축은 사회를 그대로 ‘반영’한다. 거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속성 때문이다. 고로, 지금 한국 사회의 건축을 보기 위해서는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건축 프로젝트를 보면 된다. 용산국제업무지구다. 총 공사비 3천억 원이 든 대규모 프로젝트가 서울시 신청사지만, 용산 프로젝트에는 비할 바가 못 된다. 총 사업비 28조원이 투입되는 이 프로젝트는 이미 기본 계획이 끝나고 공사가 진행중이지만 언론도, 건축계도, 대중도 무감각하다. 용산을 국제업무기능을 하는 서울의 부도심으로 만들겠다는 거창한 프로젝트로, 외국의 이름난 건축가는 모두 한 자리씩 꿰찼다. 물론, 그들이 진짜 명품일 수도 있지만 머리에서 발끝까지 명품으로 치장했을 때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생각해보면 답은 쉽다. 제 잘난 모습들을 드러내려 아우성일 것인데, 이대로 진행된다면 정말 세계에서 유례없는 도시가 탄생할 것이다. 용산 프로젝트에 제출한 설계안 중 높이 100미터가 넘는 초고층 빌딩이 10개가 넘는다. “기업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을 높이로 표현하는 욕망의 결과물이죠. 도시화, 고밀도가 되면서 위로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지만 폐쇄된 채로만 존재하는 초고층 빌딩은 19세기 방식이에요. 도시의 좋은 점은 ‘선택’이 많다는 것이에요. 무용이나 연극, 영화도 다양하게 볼 수 있고 세계 여러 나라의 음식도 먹을 수 있죠. 행동에 선택의 자유가 있듯 공간적인 측면에서도 선택의 폭이 넓죠. 옆 골목으로 빠졌다 다시 나올 수도 있고 돌아갈 수도 있죠. 이런 선택이 제한되는 곳이 막다른 골목, 영어로는 ‘데드엔드(Dead end)’죠. 초고층 빌딩이 사람들에게는 데드 엔드이고, 공간적으로 보면 섬처럼 유리된 장소죠. 그걸 지금 집중해서 용산에 짓고 있는 것이죠. 맨하탄이 형성된 것이 1900년대 초인데 이미 1백년 전에 했던 것을 답습하고 있단 말이죠.”
이쯤에서 신청사를 다시 보자. 신청사는 다양한 선택을 입체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공간’이 기본 컨셉트다. 서울 광장과 같이 광장의 기능을 하는, ‘수직 광장’이 기본 형상이다. 수직광장 위에 공용 공간을 띄어 놓았는데, 그 안에는 콘서트홀, 전망대 그리고 이 둘을 잇는 라운지가 존재한다. 후면부의 업무 공간을 제외하면 건물 구석구석 역시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내외부의 경계가 자유롭고, 동선을 자유롭게 창조할 수 있다. 건축가 유걸에게 있어 그가 설계한 건축물의 주인은 공간 안에 거하는 사람들이고, 그들에게 열려 있는 선택의 자유다. 소유자의 소유권을 내세우는 듯한 폐쇄적인 건축물의 정반대 지점에 존재한다. 그런 면에서 신청사는 아직 10%도 완성되지 않았다. 시간과 그 곳에 존재하는 사람들이 90%를 만들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처음 온 사람도 늘 오던 곳처럼 친숙하게 느끼고 방문자가 자신의 공간처럼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 열린 공간이라 생각해요. 무한한 선택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자유 의지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경희대전문대학원은 아주 저렴하게 공간을 리노베이션한거란 말이에요. 가보면 학생들이 계단에서 파티도 하고, 노래도 하고, 논쟁도 한단 말이에요. 굉장히 크리에이티브하게 공간을 쓰는 거에요. 그러면 아주 좋은 거에요. 그것까지 내가 설계를 한 건 아니니까요.”
혁신으로 통하는 아이아크, 그리고 유걸
“1960년대 비저너리(Visionary) 건축가들이 제안한 게 많아요. 고층은 고층인데 서로가 연계된 ‘공중 도시’ 개념이죠. 올라갔지만, 다른 곳으로 내려올 수 있고 입출구가 자유로운 곳. 당시는 불가능했지만 21세기의 기술과 21세기의 자본, 21세기의 재료들은 충분히 공중도시의 이론을 만들 수 있단 말이죠. 그게 가능한 것이 지금의 한국이죠. 프랑스나 독일은 그런 공간이 필요하지 않아요. 송도, 청라 지구, 용산… 지금 한국은 새로운 기회를 찾는 동력의 크기가 엄청나게 빠르고 큰데 이 에너지를 어떤 그릇에 어떻게 담을 것이냐. 현재 한국에서 벌어지는 현상은 외국의 그 어디에서 없었기 때문에 롤 모델을 찾을 수 없어요. 처음부터 새롭게 해결할 방법을 강구해야 하는 것이죠.”
건축가 유걸의 아이아크는 건축계에서 ‘혁신’이라는 단어로 통한다. 그들의 작업에는 단순한 디자인 형태를 가진 것이 거의 없다. 3차원 설계시스템을 적극 도입 등 복잡한 형태의 디자인을 풀어낼 수 있는 기술적인 능력을 오랫동안 연구해 온 결과다. 인천세계도시축전기념관(트라이 볼), 판교 하우징, 한남동하우징 등이 그러하다. “트라이볼의 경우에는 처음에는 가져갔다가 못 짓겠다고 의뢰를 해서 끝날 때까지 저희가 참여했죠. 그 때 설계할 때 쓴 툴이 비행기 설계할 때 쓰는 프로그램이에요. 사무실에 있는 친구 두 명이 프로그램을 배워가면서 6개월 동안 만들었죠.”
유걸은 한국 건축계에서 특별한 지점에 있다. 대부분 그의 나이가 되면 중역을 맡거나 은퇴를 하지 현역 리그에서 뛰는 사람은 드물다. 비슷한 연령대에서 활발하게 일하는 이는 조성룡 건축가가 있지만 그와도 다른 것이 유걸 건축가는 아이아크와 같이 45명 규모의 건축사무소를 운영한다는 것이다. 한번에 10여 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동시 다발적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속에서 그 역시 프로젝트의 일원이 된다. 그는 과거에 많이 일하지 않아서 지금 하고 있다, 고 말한다. 유걸은 다른 동년배 건축가에 비해 데뷔가 늦은 편이다. 한국 건축계에서 제대로 주목을 받은 것도 1995년, 밀알학교를 통해서였다. 서울대 건축학과를 나와 김수근 건축사무소에 들어갔던 그. 당시로서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엘리트 코스였으나 그는 건축 물을 설계하지 않았다. 조성룡 건축가가 아시아선수촌 아파트, 김원 건축가가 코엑스와 같은 는 큰 프로젝트를 하고 있을 때도 그는 잠잠했다. “우규승, 김원, 조성룡. 우리 제네레이션이 엄청나게 일을, 일만 많이 한 세대에요. 그들에게 일에 치였었다고 내가 그래요. 나는 일에 치이지 않은 사람이에요. 당시만 해도 마흔이 되기 전에 내가 그린 그림으로 집이 지어진다는 것에 영 자신이 없었다랄까. 그래서 마흔이 되기 전까지 김수근 선생 사무실에서 계획 설계만 했었어요. 돌이켜보면 이론적으로, 분석적으로 일을 배웠던 시기였죠. 그 때 이후로 어떤 건축가와 일을 할 때도 프로젝트를 객관화해서 이야기하는 것에는 자신이 있었다고.”
미국에서는 또 다른 건축 공부가 시작됐다. 영어를 못하니 엄청 그렸다는 그다. 트레싱 페이퍼를 하루에 한 롤 다 썼을 정도. 회의할 때는 대화가 안되니 정면, 측면, 내부까지 모두 그림으로 그려서 보여주었다. 비주얼라이징에 자신 생긴 것은 그 때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미국 사무실에 있다 답답해서 한동안은 밖에서 집을 짓고 다녔어요. 설계만 한 게 아니라 직접 짓는. 그래서 땅 파는 것에서 마지막에 가구 놓는 것까지 자신이 있어요. 지금도 무엇을 설계하면 어떻게 지을지 다 눈에 보여요. 생각을 구체화하고, 스케치하고, 집 짓는 과정이 인생 곳곳에 존재했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일부러 그런 교육 받으려 해도 못할 것 같은데 그게 굉장한 자산이죠.”
생각만 하면 공회전이 될 뿐이다. 그려야 디벨롭이 된다. 생각하고, 그리고, 만들고를 반복해온 유걸 건축가다. 그가 지나온 삶을 들어 보면, 건축가가 갖추어야 할 덕목에 대한 스스로의 기준이 너무 냉혹했던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 60세가 되어 3년 연속 ‘미국건축가협회상’을 수상하고 한국에서 김수근 문화상과 한국건축가협회상을 수상한 그는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로 주저 없이 꼽히지만, 정작 그는 “건축은 70부터”라 말하는 것 같다. 그가 건축가를 위해 준비했던 길었던 시간을 보면, 본 게임은 이제 시작이다.
“대학 막 졸업하고 김수근 건축사무실에 들어갔을 때 제일 처음 김수근 선생이 해보라고 했던 게 제헌회관이었어요. 남산타워 맞은편에 있었던. 흙을 사다 신나게 빚으며 만들었다고. 그렇게 자유로울 수가 없어. 선생이 와서는 ‘와, 이게 뭐지, 재밌네?’ 잘하는 줄 알고 신나서 2주간 그렇게 했어요. 그런데 그 양반이 ‘이거는 자네 사무실 하면 만들어, 나는 이런 거 못팔아, 이거 사진 찍어가지고 보관해’ 하는 거에요. 너무 창피하더라고요. 이건 건축이 아니구나. 그 뒤로는 한 번도 김수근 선생한테 내 조형감각을 보여준 적이 없어요. 아주 이론적으로만 분석하고 이성적인 작업만 했었다고.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해요. 김수근 선생이 있으면 참 좋겠다. ‘자네 사무실에서나 이런 거 해’라고 했는데 ‘이런 거 지금 합니다’라고 얘기하고 싶다고.”
-위 글와 이미지는 잡지사 뮤인의 에디터 김만나 포토그래퍼 이승택 과 아이아크 건축설계사무소의 자료이므로 무단 복제 및 편집을 금합니다.
아이아크와 함께 일하실 의향이 있으신 분들은 아래의 이메일 주소로 포트폴리오와 이력서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When applying an intership or position at iarc architects.
Please send your resume and portfolio to Career@iarc.net
2012. 08. 12 (일) 밤 10시 25분 [차인태의 명불허전]에 유 걸 선생님 편이 방송됩니다.
많은 시청 바랍니다.
MC : 차인태, 유진영(OBS 아나운서)
출연 : 유 걸(건축가)
녹화 : 2012. 07 19(목)
방송 : 2012. 08 12(일) 밤 10시 25분~
연출 : 최영재, 임재형, 이성우
작가 : 박선향, 양 희
2012. 07. 12 [뉴스천지/문화사색] 서울 신청사 관련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이수정 국립문화재연구소 복원기술연구실 학예연구사
종묘에는 특별한 매력이 있다. 도심 한복판에 있지만, 일단 그 공간에 들어서면 우후죽순으로 들어선 서울 도심의 고층빌딩을 구경할 수 없다는 점이 그것이다. 종묘 전체가 나무로 둘러싸여 있어서 바깥세상의 소음과 인간 삶의 갖가지 만상들을 잠시 사라지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조선 역대 왕들의 신위가 모셔진 정전과 영녕전 영역은 지난 600년간 본래 의도했던 대로 정적이면서도 엄숙한 공간분위기를 간직할 수 있었고, 수없이 많은 세월을 거쳤으면서도 그 느낌이 그대로 우리에게 전해졌다.
문화재가 놓여있는 환경과 주변을 둘러싼 공간을 우리는 ‘경관’이라 부른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우리가 문화재를 감상하고 이해하는 데에 영향을 미치는 문화재 주변의 물리적 요소와 정서적 분위기를 경관이라 한다. 즉, 문화재 주변의 조경, 다른 건물과의 시각적 상관관계, 때로는 풍수지리 원칙에 입각한 자연과 건물의 의도적인 배치나 의미까지 매우 포괄적인 요소들이 경관에 포함된다. 그리고 이러한 경관은 문화재 자체에 중심을 두기보다는 문화재를 감상하고 경험하는 사람을 염두에 두어야 올바르게 이해될 수 있다.
문화재를 보존하는 행위의 대상은 문화재이지만, 보존행위의 주체와 목적은 사람이다. 문화재를 통해 우리는 역사와 전통을 이해하고, 민족의 정체성을 확인한다. 때문에 문화재를 올바르게 감상하고 이해하는 데에 영향을 미치는 경관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문화재는 경관을 함께 보존해야 문화유산의 ‘완전성’을 보존할 수 있게 된다. 그런 관점에서 종묘의 경관보존에 있어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종묘 앞에 조성된 공원이다. 종묘 밖으로 나와 그 공원에 들어서는 순간, 종묘가 우리의 가슴 속에 채워 준 조상의 숭고한 마음과 고귀한 의도를 금방 잊게 만들기 때문이다.
얼마 전, 울주군의 반구대 암각화 앞에 흐르는 물줄기를 다른 쪽으로 옮겨도 세계유산에 등재할 수 있다는 오보로 국민들의 판단을 흐리게 만든 보도를 보면, 아직도 문화재의 주변경관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구대 암각화와 몇 천년동안 동고동락해 온 물줄기를 다른 쪽으로 옮기면, 암각화 석조 표면의 물리적 훼손을 막는 데에는 약간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암각화를 찾아가는 우리 세대와 후손들이 느끼게 될 감흥은 크게 바뀌게 될 것이다.
또 다른 예는 문화재인 서울시 구청사의 일부를 무분별하게 없애려다가 국민의 차가운 눈총을 받아야 했던 신청사의 신축공사이다. 최근에 공사용 가림막을 걷어내고 공개된 거대한 규모의 신청사는 구청사의 역사적 가치와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완전히 무시하고, 구청사 주변에 어느 시대에도 없었던 이질적인 경관을 만들어 냈다. 신청사의 디자인이나 현대식 재료의 사용, 건물의 크기가 그렇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때문에 앞으로 후손들은 구청사의 역사적 가치를 이전 세대만큼 이해하긴 어렵게 되었다.
문화재가 진정으로 그 완전성을 지켜내려면, 문화재 그 자체에 대한 보존뿐만 아니라 경관도 같이 보존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문화재청은 국가지정문화재와 세계유산을 보존․관리하는 국가기관으로서 경관의 개념을 올바르게 정의하고, 거기에 포함되는 다양한 요소들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보존이라는 근대적인 행위에 대한 개념과 요소들을 우리 나름의 방식대로 정립해 나가려면 생소하고 모호한 개념들을 이해하기 쉽게 정의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실무자들은 문화재 정비계획의 수립과정이나 중장기 보존․관리방안을 모색하는 단계에서 해당 문화재의 경관적 요소를 평가해 봐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보존과정에서 경관을 훼손하지 않고, 유네스코의 세계유산 보존에서도 강조하고 있는 완전성을 보존할 수 있다.
이제 문화재의 경관을 임의대로 바꿔서 후대도 누리고 경험해야 할 역사적 감흥을 우리 세대가 빼앗아버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2012. 07. 15 [서울경제] 서울 신청사 관련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_이용훈 서울도서관 건립추진반장
"이용자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서울시 부처 간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발로 뛰겠습니다."
서울시의 신청사 이전에 따라 구청사는 서울시가 직접 운영하는 서울도서관으로 변신한다. 오는 10월 초 문을 여는 서울도서관의 개관을 맡은 이용훈(51ㆍ사진) 서울도서관건립추진반장은 서울시 문화ㆍ예술 관련부처와의 협력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연세대 문헌정보학과 박사를 마친 이 반장은 연세대 도서관 사서, 도서관협회 부장 등을 거친 전문가로 1년간 공석이었던 건립추진반장에 지난 5월15일 선임됐다.
서울도서관은 도서관에서 익숙한 대출반납 등의 서비스보다 서울시 관련자료를 소장한 서울시전문도서관이자 서울시 산하 900여개 공공도서관을 돕는 메타 도서관(meta library) 역할에 무게가 실려 있다. 메타 도서관은 일종의 거점 도서관이며 산하 도서관의 정책수립ㆍ사서교육 등이 주요 임무로 뉴욕 공공도서관(NYPL)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서울시 구청사는 도서관 변신을 위해 분주하다. 지하 3~4층에 마련된 서고에는 20만권의 책이 채워지고 옥상에는 야외 테라스를 꾸며 이용자들이 다양한 독서체험을 할 수 있게 된다. 한쪽 벽면 100m를 완전히 책으로 채우는 벽면서가도 등장한다. 이 반장은 "독서와 문화의 결합은 시너지 효과가 큰 분야인 만큼 부처 간 협력 모델을 만들어 소프트하면서도 재미있는 서비스를 개발해낼 것"이라며 "모든 민원을 해결하려고 하기보다 시민들의 주거지 주변 도서관을 알리는 거점 도서관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책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로 만족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구청사 앞 서울광장은 각종 행사와 시위가 열리는 개방된 공간으로 도서관에 대한 시민의 민원과 요구사항이 예측 불가할 정도로 역동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도서관 발전은 사서의 직업정신에서 출발한다고 믿는 이 반장은 "사서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 책으로 서비스를 하는 직업이다. 명예나 돈 보다 제공한 정보에 만족스러워하는 이용자들의 표정에서 보람을 찾아야 한다"며 "사서 수가 부족해 서비스를 못한다는 사고에서 벗어나 이용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를 자발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서교육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서라는 직업이 정적(靜的)이고 차분한 이미지가 강한 것은 사서들이 도서 구매부터 정리까지 책과 씨름하느라 이용자 서비스에 시간을 충분히 할애하지 못한 탓" 이라며 "전문적인 서비스를 받은 이용자들이 도서관을 자주 찾을 수 있도록 시간을 쪼개 이용자들을 맞는 동적(動的)인 이미지로 바꾸는 것도 도서관과 사서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2012. 07. 16 [문화저널] 서울 신청사 관련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서울시 新청사 30년의 산고 끝에 그 베일을 벗다!
지난 5월 말 서울시청 본관동 개축 및 신청사 신축공사가 준공단계에 이르러 베일을 벗고 그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1970년대 여의도 이전, 80년대 서초동 이전, 90년대 용산 이전 논의 등 30여 년간 표류했던 서울시청사 신축 및 이전 계획은 2005년 현재 위치에서의 본관 보존 및 개축, 신청사 신축으로 사업추진이 결정된 바 있다. 건설까지 7년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된 대규모 공공사업인데다가 수도 서울의 상징으로서 시청사의 새로운 모습에 대한 기대가 맞물리며 많은 이들의 이목이 서울시 신청사에 집중되었다.
그러나 베일을 벗자마자 푸른빛의 유리로 덮힌 가로로 긴 신청사 건물은 ‘쓰나미가 덮치는 것 같다’, ‘기존 본관동과의 조화롭지 못하다’등의 비난 여론 속에 논란을 일으켰으며, 급기야 서울시에서는 유리의 안전문제로 인하여 이번 달 입주하려던 당초계획을 10월로 미루기에 이르렀다.
이에 서울시청사를 둘러싼 논란을 장소, 상징, 절차의 관점에서 설계부터 시공까지의 과정을 조명해 봄으로써 앞으로 공공건축이 추구해야 할 가치와 방향에 대해 고민해봤다. <심재광 기자>
|
[장소의 문제] 시간을 관통하는 장소에 미래를 담고 있는가?
시청과 시청 앞 광장은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독특한 경관과 시간의 기억을 갖고 있다. 광장을 중심으로 해서 시청으로 쓰이던 구 경성부 청사, 덕수궁의 돌담과 대한문, 프라자호텔, 원구단 황궁우(조선호텔 내)등으로 둘러싸여져 있는 이 주변은 근세에서 부터 근대에 이르는 건물에 둘러싸여있는 독특한 경관을 가지고 있다.
또한 교통 광장으로만 쓰이다가 한일월드컵 이후 현재의 모습을 하게 된 시청 앞 광장은 과거 경운궁(현 덕수궁)의 대한문 앞에서 고종황제의 장례식이 치러졌고, 87년 민주화를 위한 열망을 뿜어내던 장소가 되었으며, 2002년 월드컵의 뜨거운 열기와 환호가 있었던 장소로 존재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노제 역시 이곳에서 진행됐다.
물리적으로도 독특한 경관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우리 민족의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장소가 바로 시청 앞 광장인 것이다. 게다가 경복궁, 광화문에서 이어지는 국가의 상징대로인 세종로와 태평로가 이 시청 앞 광장에서 그 맺음을 하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서울시의 신청사는 적층되어 있는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며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임무를 안고 있으며 그 모든 것을 담아내야 하는 것이다.
기존의 본청 건물이 2003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되며 철거를 할 수 없게 되자, 서울시청 문제는 일단 기존 시청사의 본관을 철거하지 않고, 후면에 신청사를 증축하는 방안으로 진행되었다. 이는 이전에 일제시대 당시의 건물 철거에 관한 논란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1994년 국립중앙박물관(구 조선총독부 및 중앙청) 철거 당시에 이슈가 되었던 것과 같은 사항으로 일제시대의 건물을 없앤다고 역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제기되었다.
특히 국립중앙박물관의 경우 건물 자체의 문제보다는 경복궁을 가로막고 있는 위치가 문제였기 때문에 이전 복원에 대한 주장이 크기도 했다. 이러한 논란 속에 서울시의 시청 본관은 근본적으로 철거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본관의 활용과 신청사와의 조화에 대한 문화재청의 심의, 광장과의 연계, 시간성의 축적이라는 어려운 명제들이 주어져 신청사의 계획안 확정하기까지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장소적 특수성, 주변경관 및 보존건물과의 조화, 설계지침의 건축규모에 비해 협소한 부지현황은 건축가에게 있어서 공공건축의 미래지향적 가치를 형태나 공간에 직접적으로 구현하기에 상당한 제약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건축가가 의도한 신청사 디자인의 기본개념에는 시민이 중심을 차지한다. 이 기본개념에서는‘시민에게 열린 공간’을 만들기 위해 서울광장을 수직으로 신관 내부까지 연장하는 게 콘셉트였다고 말하고 있으며, 이는 실제로 공간 활용을 시청업무시설보다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구성해, 신청사를 광장과 연계하여 시민에게 열린 시청으로서 작용하도록 의도하고 있다.
‘열린 공간’을 만들어 줌으로서, 과거로부터 이어진 시민 또는 국민들이 참여하고 모이는 역사적·사회적 공간이라는 역할을 미래의 건물에서도 시민이 주인인 공간이라는 시간적 연속성을 갖게 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외관에서도 덕수궁의 전통목조건축과 르네상스식의 시청 본관동, 철근콘크리트건축인 프라자호텔, 철골과 3중 로이유리(Low-Emissivity Glass)로 만들어진 신청사가 전통에서부터 현대까지 테크놀로지의 발전과 함께 미래지향적인 연결점으로서 역할을 기대했다.
그러므로 현재 보이는 외관의 호불호의 문제 이전에 그 내면에는 서울 시청만의 독특한 위치적 성격을 이어나가려는 건축가의 의도와 우리가 담아내야 할 가치가 충분히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전통의 재해석에 대한 형태적 개념과 독창성에 대해서는 ‘상징의 문제’와 결부해서 보자면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
[상징의 문제]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랜드마크로서 작용하는가?
런던과 도쿄의 사례에서 보듯, 전 세계 유명한 도시들의 시청사는 그 도시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형태적 독창성이나 규모면에서 기억에 남는 랜드마크(Landmark)로서 인식되고 있다. 시청사 자체가 곧 그 도시의 이미지를 기억하는 하나의 대상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서울시 신청사는 2005년 아이디어 공모전 이후 턴키를 통해 <삼성물산 컨소시엄: 삼우 + 희림 + KMD>의 당선안을 선정했다. 그러나 세 차례에 걸친 문화재 심의 부결, 조건부 통과(4차) 및 보류(5차)를 거쳐 전형적인 업무공간의 형태로 인한 상징성과 조형성 부족이라는 디자인 논란으로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다시 출발했다. 2008년 삼성물산 컨소시엄에서 아이아크(유걸), DMP(박승홍), 매스스터디스(조민석), 류춘수 네 건축가의 지명공모를 통해 새로 디자인안을 선정하기로 했고, 그 결과 건축가 유걸의 계획안이 당선되었으며, 당시 오세훈 시장이 그 결과를 공표했다.
20세기까지의 보편적인 랜드마크가 규모 또는 높이의 문제였다면 미래의 랜드마크는 그 장소의 기능성이 더 중요하다. 물론 규모와 높이가 사람들에게 시각적으로 단번에 인식되고, 압도한다는 사실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그것이 꼭 좋은 장소로 기억되지 않기 때문이다. 오랜 역사를 간직한 도시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시에나의 캄포광장이나 로마의 캄피돌리오(구시청) 같은 경우, 큰 규모의 건물이나 비스타가 되는 것이 없어도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독특한 경관과 사람들이 모임으로서 생기는 다양한 이벤트 등으로 많은 이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고 있는 것이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크기나 높이에 압도되기 보단 좋은 장소를 만들기 위한 장치들이 현대의 랜드마크에는 더욱 중요한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서울시 신청사의 디자인은 수직보다는 수평을 택했으며 광장과의 연계를 꾀하려다 보니 구청사 본관이 방해를 해서 웨이브가 진 형태로 돌출되었다. 그래서 파도나 쓰나미가 덮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는 아마도 용산 국제업무단지에 들어설 외국건축가가 계획한 주상복합건축안이 마치 9.11테러 당시의 미국의 월드트레이드센터를 연상하게 한다고 CNN에서 보도한 것과 같이 신청사가 일본과의 역사관계에 의해 이를 극복하는 느낌을 의도했다고 볼 수도 있다.
또한 오세훈 전 시장은 가로의 긴 웨이브 형태가 에너지 효율을 위해 우리 전통의 처마를 차용해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형상화했다는 것이 당선안 선정의 큰 이유라고 직접 밝혔지만, 정작 건축가 유걸은 기존 건물과의 조화보다는 차별화되는 독창성을 중요시 했다고 밝혔다. 어쩌면 이런 독창적 디자인을 선정한 심사위원의 문제가 현재 기존 건물과의 부조화라는 신청사의 문제를 가져왔다고 볼 수도 있다.
독창적인 수평적 랜드마크, 투명하게 개방된 공간에 시민을 위한 공유 공간 제공, 에너지 효율의 제고를 위한 처마의 차용이 순차적인 디자인 전개의 순서인데 디자인 과정에서 가장 후순위의 개념을 당선작으로 선정한 이유라 밝혔기 때문이다.
형태의 문제는 심미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개개인마다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장 외관의 모습이 부조화 된다고 나쁘다고 만은 할 수 없다. 하지만 예전 한국은행 본점의 증축 사례로 볼 때 기존 본관동과 뒤에 위치한 업무동은 재료나 형태적으로는 조화를 이룰지 몰라도 다른 특별한 점은 보이지 않는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의 신청사 초기 계획안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공공건축은 외관의 형태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그 내부공간의 쓰임에 따라 좋은 건물이 될 수 있고, 또한 그 부분이 더 중요하다. 신청사 내부는 ‘시민을 위한 공간’이라는 측면에서 신관 지붕 안에 있는 공간 3개가 핵심을 이룬다. 콘서트홀·회의실 등으로 쓰일 '다목적홀', 전망대인 '하늘정원', 이 둘을 잇는 통로 격인 '시민라운지'가 바로 그것이다. 후면부의 업무공간을 제외하면 건물 구석구석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고, 또 유리 외벽 안쪽으로 평균 10m 정도의 간격을 두고 '수직정원'이 위치한다.
또한 시청 앞 광장의 잔디가 벽을 타고 오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1층부터 7층까지 약 2000㎡의 벽면을 녹화할 예정이다. ‘에코플라자’로 불리는 이 공간은 완충공간이자 냉·난방에 소요되는 에너지를 줄이는 친환경공간이 된다. 시민을 위한 이 공간은 외부에서 볼 때, 사람들의 움직임에 따라 보이는 건물의 모습이 시시각각 달라지는 다채로운 입면이 될 수 있었지만, 짙은 색 유리외관 때문에 반사되어 무거워 보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아직 좋다, 나쁘다를 결정하기에는 이르다. 신청사가 사람들의 눈에 익숙해지고 건물 안에서 다양한 프로그램과 행사가 열려 시민들이 언제나 자유롭게 이용하게 된다면 앞의 광장과 더불어 시민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서의 장소성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될 것이며, 랜드마크로서 좋은 건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절차의 문제] 공공건축의 건설방식에 턴키제도가 적합한가?
2012. 07. 10 [아주경제] 서울 신청사 관련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10월 문여는 서울시 신청사 들여다보니
거금 3000억 투입 불구
주변 경관과 부조화 극심
호화청사 비판도
_가림막을 벗고 모습을 드러낸 서울시 신청사가 8월말 완공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구관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사진=이형석 기자)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100년 뒤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자랑해온 서울시의 신청사가
다음달 말 완공된다. 지난 2008년 5월 공사가 본격화된 지 4여년 만이다. 사업비로 약 3000억원이
들어갔다. 중구 태평로 1가 31번지 총면적 7만1811㎡에 자리잡은 신청사는 지하 5층~지상 13층
규모로 이뤄졌다.
하지만 서울시 신청사를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건물 외관 디자인을 두고 말들이
많은 것이다. 참신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옛 청사(본관) 등 주변 경관과 신축 청사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반응도 만만찮다. 초호화 신청사 논란도 거세다.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디자인
신청사의 특이한 외관은 지속적으로 시민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또 유리건물과 옛 청사의
부조화로 인해 시각적으로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다.
근무지가 시청 인근인 30대 직장인 송모씨는 "건물을 봤을 때 '와~' 하는 감탄사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저게 뭐냐'는 반감부터 생긴다"며 "오세훈 전 시장이 반대해서 이전에 제시된 디자인들이
취소됐다고 하던데, 시청 청사가 시장 개인이나 건축가 한 사람에 의해서 좌우된다는 게 이상하다"
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이모씨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나 새 청사나 유선형으로 건축돼 미래지향적
코드로 읽힌다"며 "동료들끼리 우주선을 동경하는 '5세 훈이'(오세훈 전 시장)의 취향이라고 비꼬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광장을 자녀와 자주 찾는다는 주부 조정은씨(31)도 "주변 환경과 전혀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며
"아무리 고성능 유리라고 해도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추울 게 뻔한데 시민들 의견이 제대로 반영이 된
건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건축 전문가들의 반응도 비슷하다.
건축가 함노훈 플랜애드건축 대표는 "신청사 옆면과 뒷면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타일 배치나 색상
등이 조잡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설계도면으로 봤을 때는 괜찮다고 느꼈기 때문에
이는 시공이 잘못된 탓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이 같은 일은 설계자가 건축과정에서 소외됐기 때문"이라며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 건축과정에서는 설계자보다는 시공사 위주로 건물이 지어진다"고 말했다. 건축비 등으로
인해 설계가 바뀌더라도 설계자에게 제대로 통보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신청사 원설계자인 유걸 아이아크 대표(72)도 시공적인 측면에서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내 설계
의도가 구체적으로 구현되지 못한 부분이 몇 군데 있다"며 "가장 아쉬운 것은 에코프라자 또는
수직광장이라고 부르는 신청사의 내부 공간이 외부로부터 보이지 않게 된 점"이라고 말했다.
'호화 청사' 논란
신청사는 3000억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됐다는 점에서 '호화 청사' 비난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그간 호화 청사라고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경기도 성남시청 건립 비용인 3222억원보다는 다소
덜하지만 '용인궁'이라고 비난을 받았던 경기 용인시청(1974억원)보다는 1000억여원이 더 들었다.
서울시의 경우 재정자립도는 전국 1위지만 자체 수입의 57%를 자치구 등에 법정의무경비로 이전하게
돼 있어 실질적인 세입규모는 낮다는 점에서 막대한 혈세를 청사에 들인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
특히 외벽에는 7000여개의 미국산 삼중 로이(Triple Low-E) 유리가 사용됐다. 전면으로 설치된 삼각형
유리의 경우 1㎡당 평균 26만원에 달한다.
늘어난 공기로 인해 비용이 더 들었다는 지적도 있다.
신청사는 당초 준공기한이 2009년 10월 26일에서 오는 8월 31일로 늦춰졌다. 이에 따라 공사비도
최초 계약금액 1565억원에서 14% 이상 늘어났다.
그러나 막대한 세금이 투입됐는 데도 각 건물에 흩어진 시청 직원들을 불러모은다는 당초 취지는
이루지 못했다. 신청사에는 서울시 본청 직원 5000여명 중 2205명만 입주한다.
신청사 1층에는 민원을 담당하는 다산플라자와 장애인복지과가 배치되고, 2~11층은 주택정책실,
여성 가족 정책실 등 시민들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서들이 입주한다. 시장실과 부시장실
은 6층에 자리잡는다.
신청사에 입주하지 못하는 나머지 부서는 서소문청사, 을지로와 기타 청사로 이전하거나 머물게 된다.
똑똑한 청사 건물 애물단지 전락
_전북도청사(왼쪽) 광주광역시청사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건물 외관이 유리로 뒤덮인 자치단체의 최신식 인텔리전트 청사들이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유리가 많은 지자체 청사는 보기는 좋지만 강력한 햇살이 하루 종일 들이치는 바람에 실내 온도가 급상승해 초대형 찜통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 건물들은 열효율을 높인다는 이유로 창문이 작은 데다 활짝 열 수 없는 경우도 많아 숨을 쉬기조차 힘든 실정이다.
서울시 신청사도 여름엔 찜통 우려
2005년 1699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신축한 전북도청사는 여름 더위에 취약한 대표적인 인텔리전트 빌딩이다. 지하 2층, 지상 18층인 이 건물은 전면과 측면은 물론 뒷면까지 모두 유리로 덮여 있다. 이때문에 아침 일찍부터 햇볕이 들기 시작해 오전 9시만 돼도 실내 온도가 30도 가까이 오른다. 직원들은 찜솥에 들어앉은 느낌이어서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지난해 국비 지원을 받아 건물 전체 유리벽에 단열필름을 시공하고 사무실 조명도 꺼봤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다. 환기도 공조기를 통한 강제순환 방식으로 창문조차 열 수 없게 설계돼 직원들에게 화재발생시 비상용으로 가동되는 배연창을 통해 숨통을 터주고 있다.
1998년 인텔리전트 건물로 지어진 부산시 청사도 여름 나기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대형유리로 인해 통풍마저 제대로 되지않아 직원들이 선풍기에 의지하고 있으나 사무실 더위를 식히기에는 역부족이다.
부산시의 한 직원은 “한낮에는 사무실 온도가 30도를 훨씬 넘는다.”며 “일의 능률도 떨어지는 등 여름 나기가 너무 힘들다.”고 푸념했다
2005년 1281억원을 들여 신축한 전남도청사도 형편은 마찬가지다. 겨울에는 따뜻한 실내 공기가 빠져나가지 않는 고효율 유리라고 하지만 여름에는 찜통 더위로 고생하고 있다.
유리창 개수하고 시공사 손배소 제기
2004년 인텔리전트빌딩으로 건립해 입주한 광주광역시청 건물도 벽면이 유리창으로 이뤄져 여름철 찜통 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직원들은 지난달부터 노타이로 근무하지만 선풍기로 한낮 더위를 식히기엔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휴일과 야간 근무자들은 냉방 제한으로 진땀을 빼고 있다.
시 관계자는 “최근 일부 고층부의 유리창을 개폐식으로 고치면서 찜통 더위에서 벗어났다.”며 “우선은 직원들에게 선풍기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9월 중순 입주를 시작하는 중구 태평로 서울시 신청사 역시 온통 유리로 뒤덮여 여름엔 덥고 겨울엔 매우 추울 것이라는 우려를 사고 있다.
도시기반시설본부 이갑규 시책사업추진단장은 “광장 쪽 전면부에 대해 한옥의 처마 형상을 본떠 여름철 태양 고도가 높을 땐 열을 차단함으로써 시원하게 하는 한편 겨울철에는 낮은 태양고도를 통해 일사량을 충분히 받을 수 있어 내부공기를 따뜻하게 만든다.“면서 “전면 남측 유리벽 내부에 또 하나의 벽을 설치하는 이중외피 시스템을 도입해 여름철 더운 공기는 바로 내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효율을 떠나 정부가 제시한 적정 실내온도 기준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이긴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호화청사 논란을 불러일으킨 경기 성남시청의 경우 지난해 8월 찜통 청사에 대한 부실 설계와 시공 책임을 물어 건설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남향 배치로 남북 온도 차가 심할 것으로 예상됐는데도 구역별 냉난방 공조기를 독립적으로 설치하지 않아 냉난방 효율과 에너지를 낭비한다는 주장이다. 성남시는 하자 보수 비용을 냉난방 시스템 개선비 24억원 등 모두 36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국종합·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2012. 07. 10 [아주경제] 서울 신청사 관련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_유걸 아이아크 공동대표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신청사의 모양이 이상하다든가 구청사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에 대해 서운하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도리어 시민들이 이렇게 많은 반응을 보여주시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좋은 건축이건 나쁜 건축이건 시민들이 이렇게 많은 관심을 보여주신 적이 없었던 것 같네요."
서울시 신청사를 설계한 유걸 아이아크 공동대표(72)는 10일 아주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여론의 입방아에 오른 디자인 논란에 대해 이같이 대답했다. 디자인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새롭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그는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많은 것들이 사실상 우리 눈에 익숙한 것이지만 건축이 추구하는 바는 '늘 새로운 것'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현대건축의 거장'이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붙는 유 대표는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 건축대학원 교수를 역임했다. 미국건축사 협회상, 김수근건축상, 한국건축가협회상, 한국건축문화대상 대통령상 등을 수상했다.
다음은 유 대표와의 일문일답.
-이번 신청사 설계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신청사의 설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서울광장과의 연계성이었다. 신청사 자체도 중요하지만 광장을 만드는 주위의 환경도 고려해 디자인을 한 것이다. 서울광장을 명소로 만드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구청사(본관)와의 조화는 고려하지 않은 것인지.
"신청사와 구청사는 다른 것이 당연하다. 신청사는 한국 사회가 일제하에 있을 때였었고, 그 때의 필요에 따라 그때의 기술과 재료로 지어진 것이다. 신청사는 2012년 서울이 필요한 것을 현대의 재료와 기술로 건축했다.
우리가 조화된다는 것을 동질적인 것으로 흔히 생각하는데 구청사는 신청사가 서울광장과 연계되게 하기 위해 극복하여야 할 대상이었고 그런 가운데 긴장과 대비로 관계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어울리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겠다."
-신청사 입주가 4월에서 6월로, 또 9월로 미뤄졌다. 전면 유리로 인해 여름철 폭우에 안전할 지 따져보기 위해서라고 시는 발표했는데 향후에도 안전할 것이라고 보는지.
"본인이 건축물의 기술적 개발과정에 직접 참가하지 않았지만 신청사의 외피는 방한, 방열, 차광, 차음, 방수등 환경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 기술적으로 지속 가능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설계가 구체적으로 구현되는 부분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나의 설계 의도가 구체적으로 구현되지 못한 부분이 몇 곳이 있지만 가장 아쉬운 것은 에코프라자 또는 수직광장이라고 부르는 신청사의 내부공간이 외부로부터 보이지 않게 된 점이다. 신청사의 이 내부 공간은 서울광장의 연장공간으로 계획돼 있었다.
그래서 서울 광장이 수평광장이라면 이것을 수직으로 세운 수직 광장이라고 부른 것이다. 그래서 내부에 그린 월 (Green Wall)이 있고 최상부에 시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용공간이 떠 있는 것이다. 변형이 되었지만 내부 공간에서 시도한 모든 것이 없어진 것이 아니고 다 그대로 있는데 이것이 외부공간과 연계되어 읽히지 못하게 된 것이 아쉽다."
-건축철학이 있다면. 이번 신청사에 건축철학이 반영됐는지.
"나의 건축 철학은 열린 건축이다. 열린공간 열린사회는 나의 단골 강의주제이다. 나는 건축의 본질은 공간에서 드러나는 것이고 그래서 형태 보다는 공간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설계를 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신청사의 내부가 외부에서도 인지가 되기를 바랐던 것이다.
이것은 사람의 성격으로 말한다면 인격에 이중성이 없는 것과 비유될 수도 있겠다. 성형수술을 한다거나 화장을 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도 이와 비슷한 이유인 것 같은데 사람의 겉모습 보다는 성격에 더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외피의 마감 보다는 내부의 공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 공간을 외부에 드러내기를 좋아한다.
나는 건축을 완성된 틀로 생각하지 않고 사람이나 사회가 변화되어 나가는 것과 같이 항상 어떤 과정 속에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가변성과 적응성 그리고 지속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정은 기자 - nvcess@ajnews.co.kr
2012. 07. 06 [경향신문_오피니언_기고] 서울 신청사 관련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_이배화ㅣ한국건축미래설계원 건축학 박사
드디어 공사 가림막이 벗겨지면서 오랜 세월 숙원사업이던 서울시 신청사의 위용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 완공되기도 전에, 신청사와 경성부청사 사이의 부조화를 비롯해 작품에 대한 질적 논쟁이 뜨겁다.
신청사를 설계한 유걸씨의 작품은 2008년 4명의 지명 건축가에 포함된 2차 아이디어 건축설계경기 응모안 중 당선작이며, 기존의 삼우건축사무소 안과 그 당시 경쟁했던 다른 3개의 계획안과는 다른 성격의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어 구별된다.
필자의 생각으로, ‘수도 서울 신청사’는 오피스 건축의 속성을 뛰어넘어 사회학적 문화 콘텐츠로서 ‘한국적 이미지와 국가품격’을 자부하는 아이콘으로 차별화되어야 하는 독특한 프로젝트이다.
이런 맥락에서 5개의 계획안 중 건축가 유걸씨의 작품 발견은 다행스럽다. 그러나 작금의 다양한 평가들이 혼재되는 가운데, 필자는 그의 탁월한 디자인 전략에 대해 대부분 동의하고 찬사를 보내지만, 이 시점에서 여러 특단의 조치가 절실해 제안한다.
첫째로 경성부청사의 철거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경성부청사야말로 조선총독부와 마찬가지로 진즉 부쉈어야 할 폐기물이다. 구청사가 있는 장소성은 민족정기가 경복궁 성지에서 조선 오백년 역사를 현현하다 서울 한복판 구청사로 뻗쳐와 드디어 세상, 즉 속역으로 확산되는 영적 신기(神氣)를 품고 있는 곳, 바로 국가의 중심부요, 시민의 마당이다. 도시의 기원신화가 서려 있는 이 영험한 곳에 식민통치의 잔재 중에서도 핵심이랄 수 있는 구청사를 문화재로 보존한다는 것은 식민지 타자의 종속주의적 망각증이다. 한반도에서 근대건축보존운동(도코모모 운동)은 제국주의 당사국이 아닌 피해자 입장이므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혹여 서울역 구역사, 한국은행 본점, 명동성당과 혼동해선 안되며 질적으로 가치도 없는 일상품 수준이다.
둘째로 통일된 조화의 미를 위해 후면부 콘텐츠를 수정해야 한다. 즉 후면 수직 그리드 형태는 정면 모양과 비교할 때 이질적인 반전이며 부조화의 극치라는 혹독한 비판을 피할 수 없는 발상이다. 양측면의 입면 구성 역시 균형감 있는 조화보다는 생뚱맞은 변화로 인한 가벼움으로 품격을 떨어뜨리고여러 곳에 어설픈 마감표현들도 애매하게 운신하고 있다. 전통건축의 DNA 요소를 3차원 이미지로 착안했다면, 그 메타포는 매스 전체의 내외부 공간에서 리듬과 켜로 다양하게 나타나고, 그들의 상호조화는 서울광장, 지상, 지하 등 일련의 4차원 수평동선의 영역적 특성화에 따라 넘나들고 관통하면서, 자연스럽게 여백의 공간전이와 중첩시켜 유기적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전통건축의 아름다움은 호방하고 모호한 자연경계에도 있다.이런 카오스적 동양사상은 일부 서구 건축가의 어법으로 응용되기 전부터 이미 서구 해체주의 철학의 기름진 토양이었다.
세번째로 새 청사의 기능 중 40%가 시민을 위한 편의시설로 공간배분이 이루어졌다는 것은 업무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시민의 불편과 세금을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재고돼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새집을 지었으면 청사 기능을 한곳에 집중해 시정의 극대화를 꾀하는 게 우선 순리이고, 이것이 시민을 위하는 근본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아직 공사 중이므로 수정 보완할 수 있다. 현재 같은 볼썽사나운 시청사 이미지로 21세기 국민과 세계인들에게 헌정할 순 없는 일이다. 핫바지 역사는 핫바지 건축을 만든다. ‘건축’ 없이는 인간도 도시도 역사도 없다는 평범한 인식론적 가치를 거울삼아 만년대계의 통치행위를 역사 위에 펼치기 바란다.
2012. 07. 06 [인천일보] 서울 신청사 관련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110억 규모 태양광 기술 개발 과제 수행
▲ 이건창호가 시공에 참여한 서울시 신청사 사옥. /사진제공=이건창호 |
2012. 07. 06 [뉴스1코리아] 서울 신청사 관련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서울=뉴스1) 박태정 기자= 서울시 신청사 완공에 따른 실·본부·국 산하 136개 부서의 대규모 포장이사 일정이 확정됐다.
무려 3개월에 걸쳐 5톤 트럭 880대 분량의 집기와 문서를 옮겨야 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이사 비용에만 7억원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9월 신청사 준공이 완료되면 공사기간 동안 서소문·을지로·남산 청사와 임대청사 등 13곳에 분산돼 있던 실·본부·국 부서들이 11월 말까지 신청사와 서소문, 을지로 청사로 차례로 재배치된다.
우선 신청사로 입주하는 부서는 9월 중 이사를 시작해 9월 말까지 입주를 완료하게 된다. 이후 서소문 청사로 들어오는 부서가 10월 말까지, 을지로와 기타 청사로 이주하는 부서는 11월 말까지 각각 이사를 완료한다.
이번 이사를 총괄 책임지고 있는 서울시 총무과는 이들 13개 청사에서 옮겨야 하는 집기와 문서 등 이삿짐이 4400톤으로 5톤 트럭 880대 분량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서울시 대규모 이사비용은 경쟁입찰을 통해 결정된다. 현재 7억1934만원의 사업비가 책정돼 있고 입찰 결과에 따라 조금 낮아질 수 있다.
이사업체의 준수사항도 까다롭다. 운송에 참여하는 책임자 명단과 연락처는 물론 신원이 확인된 종사원의 명단과 자료를 이사 이틀 전까지 제출해야 한다.
이사 업무와 관련해 얻은 자료와 기밀사항에 대해서는 서울시의 승인 없이 양도나 복사, 담보, 처분 등을 할 수 없고 비밀을 유지한다는 보안각서도 종사원 모두 제출해야 한다.
보안사항으로 문제가 발생하면 손해배상 등 민형사상의 책임을 져야 한다.
이사 차량에는 해당 부서 소속 담당공무원 1명이 탑승해 도착하면 직원 안내에 따라 지정된 장소에 장비와 물품을 배치해야 한다.
신청사로 이전하는 부서도 확정됐다. 1층에는 장애인복지과와 민원복지실, 상담실, 무료법률상담실 등 시민들이 직접 찾는 부서들이 집중 배치된다.
시장실과 행정 1,2 부시장, 정무부시장실은 모두 6층에 배치되고 3층에 대회의실과 소회의실, 8층에 간담회장이 마련된다.
외부 임대청사에 나가 있어 본청을 오가기 불편하던 부서들도 신청사로 입주하면서 복귀한다.
중구 프레스센터에 나가 있던 경제진흥실 부서들이 신청사 9층을 사용하고 상공회의소를 빌려 쓰던 복지건강실과 여성가족정책실은 신청사 4층에 입주한다.
재능빌딩을 임대해 사용해온 주택정책실은 신청사 3층을 사용하고 남산청사에 나와 있던 도시안전실은 신청사 10층으로 들어 온다. 모두가 박원순 시장의 역점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주요 부서들이다.
서소문청사 내에서 건물이 바뀌거나 층수를 이동하는 부서도 많다. 도시교통본부, 정보화기획단, 재무국, 교육협력국, 감사관 등이 해당된다.
을지로청사에서 근무해온 문화관광디자인본부와 도시교통본부 일부 부서도 서소문청사로 들어온다. 남산청사에서는 공원녹지국과 기후환경본부, 물관리정책관이 서소문청사로 이사하게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사 이전을 마치면 시정업무를 좀더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ptj@news1.kr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2. 07. 05 [조선일보] 서울 신청사 관련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시민 100명에게 물어보니
"별로다" 41%·"예쁘다" 19%… 설계자 "랜드마크 될 것" 일부선 "의견 더 수렴했어야"
오는 10월 완공을 앞둔 서울시청 신청사. 가림막을 벗고 지난 5월 외관을 드러냈지만, 디자인을 두고 말이 많다. 한옥 처마를 살린 모습에 100년 후까지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지만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일 신청사 바로 앞 서울광장에서 만난 영국인 제임스 소여(29)씨는 "어떤 물결(wave)을 형상화한 것 같고, 한국의 긍정적인 변화나 미래로 가는 위상을 표현하려 한 분위기인데 다소 그로테스크하고 위압적"이라고 말했다.
신청사를 설계한 건축가 유걸(72) 아이아크 공동대표는 "서울의 랜드마크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었다"며 "처음엔 이상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계속 보다 보면 익숙하게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야기가 있는 아이아크프라이데이 네번째!!
"과학이야기_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정재승교수편"
한국의 석학.
정재승 교수가 다음주! 아이아크를 연사로서 방문합니다.
과학에 대한 놀랄만한 이야기와 뇌에 대한 미지의 이야기들로 그야말로
"과학콘서트"가 될 것 같습니다^^
7월 13일 금요일 오후 6시! 아이아크에서 뵙겠습니다!!
주제_ 과학이야기
일시_ 2012년 7월 13일 오후 6시
장소_ 아이아크 4층
대상_ 아이아키안 + 일반인, 학생등 누구나^^
문의_ jhhah@iarc.net
(외부참석자는 참가인원 기재후 메일 부탁합니다.)
정재승(1972년 서울)
대한민국의 과학자이다. KAIST 물리학과에서 학부, 석사,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예일의대 정신과 연구원, 콜롬비아의대 정신과 조교수 등을 거쳐 현재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연구 분야는 의사결정의 신경과학, 정신질환 모델링, Brain-Robot interface 등이며, 복잡계과학,
비선형 동역학, 의사결정 뇌인지과학 분야의 전문가이다.
<학력>
카이스트 물리학 박사
카이스트 물리학 석사
카이스트 물리학 학사
경기과학고등학교
<경력>
2008~ 한국과학기술원 바이오 및 뇌공학과 부교수
2005~2008 미국 콜롬비아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 조교수
2004~2008 한국과학기술원 바이오및 뇌공학과 조교수
2001~2004 고려대학교 물리학과 연구교수
1999~2001 미국예일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 진단방사선과 연구원
<수상>
2011 제6회 A-Awards 2011년을 빛낸 최고의 블랙칼라 워커 인텔리전스 부문
2009 다보스포럼 '차세대 글로벌 리더'선정
<활동>
네이버[지식인의 서재] - 물리학자 정재승의 서재
bookshelf.naver.com/intellect/view.nhn
<대표저서>
-과학 콘서트_어크로스, 2011 개정판
-크로스_웅진 지식하우스, 2009
-쿨하게 사과하라_어크로스, 2011
-도전 무한지식_달, 2008
2012. 06. 30 [한국일보] 서울 신청사 관련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10월 서울시민들에게 공개될 서울시 신청사에 담긴 핵심 가치는 공공성과 개방성 두 단어로 요약된다. 전체 연면적 9만788㎡ 중 업무용 공간으로 배정된 부지는 2만7,139㎡(30%)에 불과하다. 나머지 공간의 40%가 서울시민을 위한 '서울시민청'과 휴식 공간 등으로 사용된다.
이는 박원순 시장의 시정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당초 서울시 신청사의 입주를 포기하고 매각이나 임대를 통해 시의 채무를 줄이거나 신청사를 통째로'서울시민청'으로 삼아 시민들에게 개방하려던 박 시장의 구상은 내부 반대에 부딪쳐 실현되지 못했다. 대신 업무 공간의 비중을 대폭 줄이고 시민들을 위한 다목적 공간으로 배치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1926년 10월 일제가 총독부 기관지였던 경성일보 사옥을 헐고 건축한 경성부 청사가 86년 만에 서울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서울시 신청사의 핵심 공간 중 하나는 '서울시민청'이다. 서울시가 올해 1월부터 3개월 간의 용역 연구 끝에 기존의 시티갤러리를 전면 수정한 것이다. 지하철 1호선 시청역과 2호선 을지로입구역ㆍ을지로지하상가 등과 연결된 서울시 신청사의 지하 1ㆍ2층 7,842㎡에 자리잡은 서울시민청은 열린 공간을 표방한다. 이를 위해 시민청에는 결혼식 등의 행사를 치를 수 있게 설계된 300㎡ 규모의 '이벤트 홀'을 비롯해 시민 장터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마련된 '시민 플라자' 등이 들어선다.
또 디지털 첨단 기술을 활용해 시민청의 천장 공간에 영상 전시를 할 수 있도록 한 '뜬구름 갤러리'와 벽면에 영상물을 상영할 수 있게 한 '담벼락 미디어', 신청사 과정에서 발굴된 88건의 유물과 석축 등을 전시한 '유구 갤러리'도 들어선다. 이에 대해 안준호 시민소통기획관은 "서울시민청은 서울시민뿐만 아니라 외국 관광객까지 모든 방문객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소통의 공간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신청사에는 시민청 외에도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공간이 존재한다. 지상 8ㆍ9층에는 536석 규모의 다목적 홀이 배치됐고 8ㆍ9ㆍ10층의 나머지 공간에는 서울광장을 내려다 보며 시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전망대 및 휴게실의 기능을 갖춘 '하늘광장'이 948.85㎡ 규모로 자리한다.
한편, 신청사 1층에는 시민들의 민원을 담당하게 될 다산플라자와 장애인복지과가 배치됐다. 2층부터 11층까지의 업무 공간에는 주택정책실, 복지건강실, 여성가족정책실, 도시도시안전실 등 시민들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관련 부서들이 입주한다. 이외 서울시 신청사에 입주하지 못하는 나머지 서울시 본청 기관들은 서소문 별관으로 이전한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시민과 소통하는 측면이 강한 본청 기관들을 우선적으로 배치했다"며 "나머지 부서들이 서소문 별관으로 이주하게 되면 인근 빌딩 등에서 임대료를 내고 사용하던 '청사'가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청사 앞에 있는 구관은 장서 20만권을 보유한 '서울도서관'으로 거듭난다. 지하 3ㆍ4층의 서고와 지상 1∼4층의 열람실로 구성된 서울도서관은 서울시내 133개 도서관을 연결하는 허브 도서관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나 서울시 신청사의 이 같은 공간활용이 행정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허훈 대진대 행정학과 교수는"시민이 행정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개혁이 더 중요하다"며 "신청사 건립의 당초 목적에 맞춰 시민 공간비율과 사무실 배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의 또 다른 공무원도 "신청사 건립을 계기로 곳곳에 흩어져 있던 부서들이 한 자리에 모임으로써 행정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면서 "설계 당시부터 이점이 반영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털어놓았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_서울시 신청사 - 옛청사를 잇는 연결통로가 이색적이다.
최흥수기자 choissoo@hk.co.kr
_1926년 일제가 총독부 기관지였던 경성일보 사옥을 헐고 건립한 경성부 청사. 철거 논란 끝에 보존하기로 했으나 신청사 설계에 걸림돌이 됐다는 지적이 많다.
_템스강 자갈 닮은 런던시청 vs 고층 위압감 도쿄도청… 조화와 부조화 '극과 극'
세계의 여러 시청 중에서도 현대적이면서 주변 옛 건축물과 잘 조화된 대표적인 건물로 많은 사람들이 런던시청을 꼽는다. 반대로 도심에 48층 높이로 우뚝 솟은 도쿄도청은 건축 20년이 지난 지금도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런던시청이 자리 잡은 곳은 템스 강변이다. 근처에 런던을 대표하는 19세기말 건축물인 타워브리지가 있다. 영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노먼 포스터가 강가의 자갈을 보고 착상을 했다는 런던시청은 한 번 보면 절대로 잊히지 않을 것 같은, 단순하지만 기발한 형태로 유명하다. 지상 10층(높이 45m) 건물의 각 층이 올라가면서 조금씩 밀려나도록 설계해 외부에서 보면 기울어진 달걀을 연상케 한다. 건물 한가운데를 틔워 나선형 계단으로 오르내리며 맨 아래층 회의장을 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첨단 현대 건축을 지향하면서도 런던시청은 이 도시의 상징과도 같은 템스강 주변 옛 건축이나 경관을 시각적으로 해치지 않는다. 런던시청은 2002년 준공 이후 눈에 익지 않아 이상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단순한 형태가 시각적인 부담을 최소화한데다 기울어진 모양이 참신함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외부 전체를 유리로 만들었고 옛 건축물들과 인접하다는 점에서 유사하지만, 주변과 조화롭지 못한 서울시 신 청사와 대비된다.
도쿄도청사는 일본 경제가 버블의 절정이던 1991년 기존 청사를 대신해 신주쿠에 새로 준공한 건물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건축가 단게 겐조가 설계한 이 건물은 잘 나가던 당시 일본 경제를 빼닮기라도 하듯 높고 거대한 모양(제1청사 48층 243m)으로 화제를 모았다. "국제도시 도쿄의 상징이 될 건물을 지어달라"는 도쿄도의 요구와 약 4만3,000㎡의 대지에 본청사와 회의동, 광장까지 설치해야 하는 공간적인 제약이 낳은 결과다.
도쿄도청을 두고는 건축 당시는 물론이고 지금도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도민에 가장 친근한 공간이어야 할 도청 외관이 주는 위압감, 1청사 외벽 전부를 수입 화강암으로 붙이는 등 공사비가 2조원을 넘어선 '버블' 건축이라는 지적이 계속됐다. 짓고 나서 20년이 지난 지금 빗물이 새는 등 문제가 발생해 3년 전부터 보수 공사를 시작했는데 10년 걸린다는 이 공사에 또 1조원이 넘는 돈이 들어간다. 도쿄도지사가 "짓고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많은 돈을 들여 수리를 해야 하나"고 한탄할 정도다.
하지만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도쿄도청은 그 웅장함 때문에 도쿄의 '명물'이 되어 있다. 미슐랭 관광가이드에 호류지(法隆寺)와 나란히 별 3개를 받을 정도니 해외의 평도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다. 시간이 지나면 서울 신청사도 그런 평가를 받을까.
김범수기자 bskim@hk.co.kr
2012. 06. 29 [한국일보] 서울 신청사 관련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한국일보 여론조사 결과 - "구관 등 주변과 안 어울려" "유리 외벽이 에너지 낭비"
건물 설계한 유걸씨는 "원래 의도했던 것… 거부감 점차 사라질 것"
"정말 생뚱맞지 않나요?. 우중충한 구관 건물 뒤에 첨단건물을 저렇게 어울리지 않게 짓다니요."
"좀 어색하기는 하지만 새로운 느낌은 있습니다. 건물을 항상 성냥갑처럼 지을 필요는 없잖아요."
지난달 말 서울시 신청사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외관 디자인 논란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일부 참신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대부분은 구관 등 주변경관과 신축청사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일보가 시민 314명을 대상으로 신청사에 대해 여론조사를 한 결과도 비슷했다. 건축디자인에 대해 62.3%가 '좋지 않다'와 '매우 좋지 않다' 등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긍정적인 답변은 16%에 그쳤다. 부정적 인상의 가장 큰 이유(중복답변 허용)로 76.4%가 '구관과 덕수궁 등 주변 문화재와 어울리지 않는 디자인'을 꼽았고, 49.7%가 '전면 유리 외벽으로 인한 에너지 낭비'에 대해 우려했다.
이어 구관 건물철거 필요성에 대해 응답자 69%가 '보존은 잘한 일이고 문제가 있다면 설계'라고 답했고, 청사 내 시민공간활용에 대해서는 66.8%가 '당연하고 잘한 일'이라고 봤다. 건축전문가들은 유보적이면서도 약간 부정적인 입장으로 기운다. 기용건축의 김병옥 소장은 "전체적으로 완공이 된 후 내부까지 살펴본 후에야 정확히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공공건축물 측면에서 본다면, 위압감이 느껴져 시민들이 친근하게 느끼기는 어려운 디자인인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건물을 설계한 유걸(72) 아이아크 공동대표는 "신청사가 구관을 압도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원래 의도했던 것"이라며 "처음이라 거부감을 가질 수 있지만 점차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반박했다. 그는 오히려 "애초부터 구관은 보존가치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신청사를 짓고 보니 더 풍성하게 느껴지는 면도 있다"고 강조했다.
외관뿐 아니라 시민 공간 활용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설문에서는 시민활용 공간을 늘리는 계획에 대해 찬성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신청사 건립 취지에 맞춰 시청기능에 충실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신청사 공간 40%를 시민공간으로 활용할 경우 곳곳에 흩어져서 근무하는 본청 직원 5,000명 가운데 절반도 입주하지 못해 민원인들의 불편과 행정력 낭비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전시공간과 편의시설 등을 둠으로써 포기해야 하는 임대료 10억원에 대한 부담은 시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신청사 설계는 5번에 걸쳐 수정되고 결국 공모를 통해 최종 결정됐지만 그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와 여론수렴이 없었던 것이 문제"라며 "추후 공간 활용에 대해서도 좀 더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인선기자 kelly@hk.co.kr
2012. 06. 29 [한국일보] 서울 신청사 관련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대개 도시에서 큰 건물을 지을 때 그것을 '랜드마크'로 삼으려고 합니다. 세계 주요도시의 70%는 바닷가에 있고 주변에 보이는 것이 수평선뿐이어서 상징물이 필요하니까요. 하지만 서울은 상황이 다릅니다. 산을 끼고, 안고 있어 산 자체가 중요한 랜드마크거든요. 서울에서는 랜드마크보다 '랜드플레이스'가 중요합니다. 명소를 만들어야 하는 거죠."
서울시 새 청사를 설계한 유걸(72) 아이아크 공동대표는 29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서울 시청 자체보다 그 앞 서울광장이 더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허물지 않고 남아 있는 옛 청사 일부를 새 시청이 마치 덮치기라도 하는 듯한 디자인은 '랜드플레이스'인 서울광장과 소통하려는 몸짓이라고 의미를 부여한다. 그래서 그는 광장이 시청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 새 시청 전면에 '그린월(수직정원)'을 만들었다. 새 시청 8, 9층의 시민라운지, 다목적홀 등은 광장이 건물 내부로까지 이어진 공간이다.
듣고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래도 서울 신청사와 주변 모습을 떠올리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시골로 전학 와 촌스러운 급우들 사이에 끼어 앉은 말끔하고 세련된, 하지만 콧대 높아 보이는 서울 학생 같은 이미지는 새 건물 일반이 주는 생경함일 수 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옛 청사가 너무 초라해졌다. 사라져야 마땅한 천덕꾸러기 신세다. 시민들의 시각적인 불편함도 대부분 이런 부조화에서 오는 느낌일 듯하다.
유 대표는 "긍정이든, 부정이든 의견 표명을 하는 것은 일단 관심을 보이는 것이라고 좋게 받아들인다"며 "사람은 새 것에 대해서는 늘 어느 정도 거부감을 갖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 청사는 형태 자체보다 서울광장과 관계를 갖도록 하는데 더 비중을 두었기 때문에 옛 청사를 압도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원래 의도"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건축은 매 시기 그 시기가 가진 기술과 재료, 사회문화적인 컨텍스트가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그래서 다 다른 것이고 그 다른 것이 모인 '이질성의 공존'이 좋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옛 청사에 대해서는 "보존가치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을 둔 채로 새 청사를 지어 놓고 보니 더 풍성하게 느껴지는 면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신청사 건축은 오세훈 전 시장의 '디자인 서울' 정책의 일환이다. '디자인 서울'에 대해 그는 "몸을 건강하게 하기 보다 화장만 생각한 사업"이라며 비판적이다. "용산의 설계는 서울의 미래를 생각하면 참담하다. 주변에 기여하는 명소로 꾸밀 생각을 하기보다 세계 큰 도시에 가면 어디나 있는 하늘 높이 솟는 빌딩 짓느라고 자원을 쏟아 붓는 것은 아무 의미도 없다." 광화문 광장 같은 경우도 말만 광장이지 사실상 '대로'라며, 조금이라도 이름에 걸 맞으려면 "지금이라도 그곳을 비워 두지 말고 나무든 뭐든 채워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2012 . 06. 30 KBS.1 TV 글로벌 성공 시대에 보스턴 건축의 거장, 건축가 우규승씨 편이 방송되었습니다.
연합뉴스에 실린 기사내용과 다시보기 영상 주소를 공유합니다 = )
[KBS.1 TV 글로벌성공시대/다시보기]
http://www.kbs.co.kr/1tv/sisa/successage/vod/index.html
[연합뉴스/기사내용]
[출처]
KBS 글로벌 성공시대, 건축가 우규승편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6&oid=001&aid=0005669577
오는 9월에 새 서울시청 건물이 문을 연다. 새 서울시청 건물에 대한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건물의 모양이 옛 서울시청 건물을 덮치는 ‘쓰나미’를 닮았다는 의견이 가장 많은 것 같다. 6월16일 토요일치 <한겨레>를 보니 김한민 작가가 새 시청이 에스프레소 기계와 닮았다고 하는데, 그걸 읽고 보니 우리 집에서 쓰던 토스터와도 닮았다. 새 시청의 태평로 쪽은 메뚜기나 외계인 눈을 닮은 부분도 있다.
_김현민의 감수성 전쟁, 랜드마크 혹은 흉물 편의 삽화. 김한민, 한겨레
서울시청 건축과 관련해 나도 얼마간 인연이 있다. 2008년 지역부에서 지역팀장으로 일할 때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적이 있다. 서울시가 새 서울시청을 짓겠다고 등록문화재(근대문화재)였던 옛 서울시청 건물의 회의실과 날개 부분을 제멋대로 부순 사건 때문이었다. 이 파괴에 대해 처음에 강력히 반발하며 원상 복구를 요구하던 문화재위원회는 결국 나중에 서울시의 ‘반달리즘’을 모두 추인해주고 말았다.
당시 오세훈 시장이나 이명박 전 시장은 원래 그런 사람들이라지만, 문화재위원들은 도대체 뭘 하는 사람들인가 하며 화가 났던 기억이 떠오른다. 개인적으로도 서울시의 대표적 풍경 가운데 하나이며 랜드마크 건물이라고 할 서울시청 건물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내 블로그에도 ‘새 서울시청 어떻게 지을까’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그 글의 내용의 핵심은 역사와의 조화, 주변 공간과의 조화였다.
_2008년 서울시가 새 시청을 짓기 위해 부순 옛 시청의 회의실 모습. 김규원
그러나 이번에 공개되는 새 시청 건물은 설계가 확정됐을 때부터 실망스러웠고, 그 설계에 따라 지어진 건물이 나타난 것을 봐도 역시 실망스럽다. 이미 다 지어진 건물이어서 뭐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소용없는 일이다. 그런데 이 건물을 설계한 유걸 건축가가 몇몇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야기한 내용이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어 이 글을 쓰게 됐다.
그는 5월31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두 건물의 조화를 우선적으로 추구하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건물이 긴장을 만들어 내는 게 좋다고 봤다. 다양성에 의한 조화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질적인 두 건물이 서로를 돋보이게 하면서 공존하자는 의도였다. 처음엔 어색해 보이겠지만, 두 건물의 차이를 경험하면 똑같은 건물 두 개보다 더 즐기게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_옛 시청 건물을 덮치는 듯한 새 시청 건물 '쓰나미'. 서울시
많은 시민들이 이 건물에 대해 눈에 거슬린다거나 생뚱맞다고 생각하는 것은 바로 이것 때문이다. 유 건축가는 옛 시청 건물이 앞에 떡하니 서있는데도 새 건물을 설계하면서 처음부터 그 건물과의 ‘조화’를 추구하지 않았던 것이다. 두 건물은 ‘결과적으로’ 잘 어울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어울리지 않도록 설계된 것이다. 애초부터 건축가에게 조화에 대한 생각이 없었고, 결과적으로 서울시청의 두 건물은 ‘너는 너, 나는 나’식의 생뚱맞은 풍경을 연출하게 됐다.
나는 이 건물의 가장 큰 문제가 ‘역사’와 ‘이웃’에 대한 무례함, 또는 배려 없음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이 건물을 설계한 유걸 건축가는 자신이 설계하는 새 서울시청 하나만 생각했지 바로 앞에 서 있는 옛 시청이나 주변의 도시 풍경을 별로 고려하지 않았다. 그래서 시민들은 이 건물을 보면서 불편을 느끼는 것이다. 한 마디로 그것은 ‘누가 뭐래도 나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것이고, 주변이야 무슨 상관이 있냐’는 유아독존의 태도다.
_옛 시청을 덮치는 쓰나미 또는 먹구름 같은 새 시청 건물. 한겨레
옛 서울시청 건물은 현재 서울에 남아있는 일제 때 근대 건축물 가운데 대표적인 세 공공 건물에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나머지 두 건물은 서울역과 한국은행이다. 서울시청이 본래 기능을 잃으면서 세 공공 건물이 모두 본래의 쓰임새를 잃었다. 서울역은 전시공간이 됐고, 한국은행은 화폐박물관이 됐으며, 서울시청은 서울시 자료관이 됐다.
세 건물 가운데서도 서울시청이 가장 처량하게 됐다. 나머지 두 건물과 달리 서울시청은 핵심 공간 가운데 하나인 회의실이 헐렸고 내부도 대부분 헐렸기 때문이다. 회의실이 아예 헐린 이유는 오직 오세훈 전 시장과 유걸 건축가가 합작한 이 ‘쓰나미’를 짓기 위해서였다. ‘프로크루테스의 침대’처럼 새 건물에 부지를 내주기 위해 옛 건물의 핵심 공간이 헐렸다. 당시 서울시는 그 공간을 지하에 ‘이전 복원’하겠다고 했는데, 이번에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다.
_메뚜기 또는 외계인 눈을 닮은 새 시청 옆 모습. 한겨레
당시 과연 누가 이런 의견을 내고 결정했을까 궁금했는데, 이번에 확인한 것은 유걸 건축가는 처음부터 옛 시청 건물을 헐자고 주장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지난 2월18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구청사는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근대건축의 가치나 아름다움이 거의 없는 건물이다. 보전해야 한다니 전면은 그대로 두고 내부를 변형했다”고 말했다. 옛 건물을 깨끗이 헐고 자신의 새 건물을 짓고 싶었는데, 그럴 수가 없어서 옛 건물은 내부를 ‘변형’했다고 당당히 말했다.
나는 유걸 건축가와 같은 이런 시각 때문에 600년 역사의 서울과 2000년 역사의 한국에서 정작 100년의 역사를 담은 건물이나 공간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도시와 건축에서는 2000년 역사는 고사하고 50년, 100년 역사도 찾아보기가 극히 힘들다. 건물이고, 길이고, 자연이고 모두 마찬가지다. 옛 것이라면 기를 쓰고 부수고 없애버린다. 그래서 걸핏하면 5000년 역사를 들먹이는 한국에서 풍경은 50년도 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_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5년 철거되는 조선총독부 건물. 한겨레
그의 이런 '오직 예술가적' 역사의식은 <조선> 인터뷰의 다른 내용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는 김영삼 정부 때 역사 바로세우기 차원에서 조선총독부 건물을 허무는 것은 반대했다며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조선총독부는 극악한 위치가 문제였지, 건물 자체는 건축적으로 아름답고 가치가 있었다”고. 결국 유 건축가의 궁긍적 관심사는 건물의 단독적인 아름다움일뿐 역사나 주변 도시 공간과의 조화는 아닌 것이다.
조선총독부 건물이 논란을 빚을 때 철거에 찬성하는 시민들은 “총독부 건물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경복궁 한가운데라는 극악한 위치 때문에 허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유 건축가는 그런 생각의 정반대에 서있다. 그러고 보니 옛 시청 뒤의 ‘쓰나미’와 경복궁 정전인 근정전 앞 ‘총독부’ 건물이 비슷한 역사적, 공간적 부조화를 보여준다. 경복궁의 한복판을 헐어서 총독부를 지은 건축가나 옛 시청을 허물어서 새 시청을 지은 건축가나 역사와 주변 맥락을 무시하는 의식에는 별반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_새 시청의 쓰나미 부분 확대. 한겨레
인터뷰 가운데 쓰나미 모양의 처마를 설계하게 이유를 설명한 대목도 역시 이해하기 힘들었다. “가운데 서서 가로막고 있는 구청사 너머로 서울광장과 대화하려다 보니 신관 건물이 안간힘을 써서 고개를 내밀게 됐다. 결과적으로 재미있는 설계 아닌가. 신관이 구청사를 극복하려 애쓰는 모양새인데, 이는 일본과의 과거 청산이 이뤄지지 않아 일본과 관련된 이슈에 과도하게 반응하는 우리 사회를 반영하는 듯하다.”
여기서도 나타나는 문제는 유 건축가는 옛 시청을 장애물 정도로밖에 보지 않았다는 점이다. 옛 시청 앞에 시청 광장이 있고, 새 시청이 옛 시청 뒤에 있다면, 상식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은 당연히 새 시청을 옛 시청과 대화하도록 설계하고, 시청 광장과의 대화는 옛 시청을 통해서 하도록 설계했을 것이다. 그런데 유 건축가는 새 시청이 ‘장애물’인 옛 시청을 건너뛰어서 시청 광장과 직접 대화하기 위해 건물 고층부를 앞으로 빼서 옛 시청을 덮치는 쓰나미 같은 설계를 했던 것이다. 이것은 나만 한강을 즐기겠다고 한강 가에 고층 건물을 짓는 정신 세계와 다를 바가 없다.
_새 서울시청의 뒷모습. 차라리 이런 단순한 디자인이 나았을지도 모른다. 한겨레
또 자신의 건물이 “일본과 관련된 이슈에 과도하게 반응하는 우리 사회를 반영하는 듯하다”고 말하는 대목도 잘 이해되지 않는다. ‘과도하게 반응하는’ 그런 의식이 우리 사회에 있다면 건축가는 당연히 그것을 순화하고 치료하는 건물을 설계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한국 사회에 그런 과도한 의식이 있어서 자신도 건물을 '과도하게' 지었다는 것이 말이 되나. 상식적인 판단력을 가진 건축가라면 과거 일본인들의 잘못을 극복하고 동시에 현재의 일본인들과 대화하려는 노력을 새 건물에 담아야 할 것인데, 그의 설계에서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저 과도한 모습만 눈에 띈다.
결론적으로 유걸 건축가에게는 옛 서울시청 건물의 역사와 존재에 대한 존중감이 전혀 없었다. 그는 설계 과정에서 옛 시청을 완전히 제거하고 싶어했고, 그렇게 되지 않자 옛 시청을 완전히 무시하는 설계를 했다. 예를 들어 회의실 공간을 없애버린 것이나 옛 건물의 스케일이나 디자인, 소재와 전혀 관계없는 건물을 설계한 것, 옛 건물을 위압하는 듯한 ‘쓰나미’ 디자인을 한 것, 새 건물의 입지를 옛 건물과 대칭을 이루도록 하지 않고 비껴서 짓도록 한 점 등이 그 근거들이다.
_새 서울시청 여러 설계 가운데 나는 이 설계안이 가장 무난했다고 본다. 서울시
거꾸로 유걸 건축가가 옛 건물, 역사에 대한 존중감이 있었다면 아마도 이렇게 짓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첫째 자기 건물을 짓기 위해 옛 시청의 핵심 공간인 회의실을 훼손하지 않았을 것이다. 둘째 옛 시청의 디자인이나 스케일, 소재 등을 고려해서 새 시청을 설계했을 것이다. 셋째 옛 시청의 뒤쪽으로는 되도록 옛 시청과 잘 어울리는 스케일과 디자인의 건물을 (연결해서) 지었을 것이다. 넷째 옛 시청의 동쪽(국가인권위원회 쪽) 빈 공간에는 상대적으로 더 자유로운 디자인의 새 건물을 지었을 것이다.
유 건축가가 옛 시청과 별로 관계없는 새 시청을 설계했더라도 한 가지만 배려했다면 현재와 같은 지나치게 이질적인 두 시청의 모습은 피할 수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새 시청을 좀더 단순한 디자인으로 설계했더라면 옛 건물과의 부조화나 비대칭을 완화할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 건축가는 끝까지 그런 일말의 배려심도 보여주지 않았다. 결국 새 시청이 옛 시청을 뒤에서 밀어붙이고 덮치는 듯한 무례하고 배려없는 디자인으로 건물이 완성됐다.
_수평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는 점은 이 건물의 장점이다. 한겨레
물론, 이 건물에서 높이 평가할 대목도 있다. 건물을 수직형이 아니라, 수평형으로 설계했다는 점이다. 유 건축가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산으로 둘러싸인 서울은 평지에 들어선 외국 도시들과 다르다. 산이 랜드마크가 되는 도시이므로 굳이 수직적 랜드마크는 필요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국내외에는 옛 건물에 대해 예의와 배려심을 가진 새 건물들도 많다. 서울에서는 신세계 백화점을 첫째로 꼽고 싶다. 또 영국에서는 새 건물을 지을 때 반드시 옛 건물을 배려한다. 사진을 몇 장 소개한다. 언젠가 더 배려심있고 사려깊은 건축가가 옛 건물에 대한 존중감을 보여주면서도 아름다운 새 건물을 설계하는 것을 보고 싶다. 서울시청이 좋은 사례가 될 수도 있었으나, 이젠 흘러간 물이 돼버리고 말았다. 아쉽고 안타깝다.
_서울의 건물 가운데 새 건물(뒤)과 옛 건물(앞)이 잘 어울리는 신세계 백화점. 김규원
_런던 세인트 폴 성당 옆 파터노스터 지구의 새 건물(왼쪽)과 옛 건물. 김규원
_케임브리지 대학 세인트 존스 칼리지의 옛 건물(왼쪽)과 새 건물. 김규원
_영국 버밍엄 도심의 오래된 교회 옆에는 초현대식 백화점 건물이 들어서 있다. 근데 의외로 잘 어울린다. 아마도 단순한 디자인, 비슷한 스케일, 두 건물 사이의 적절한 거리 등에 힘입은 것이 아닌가 한다. 김규원
2012. 06.12 [TV조선/최·박의 시사토크 '판']
서울 신청사에 대한 인터뷰 내용이 방송되었습니다.
-출연자 : 건축가 유걸
-방송일시 : 2012년 6월 12일 (화) 밤 10시
-진행자 : 최희준 취재에디터, 박은주 조선일보 문화부장
[다시보기]
http://news.tv.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6/12/2012061202277.html
[방송 내용]
“건축가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사는 모양을 구현시키는 것”
12일 시사토크 판에서는 서울시청 新청사를 설계한 건축가 유걸 대표가 출연했다. 70세를 넘긴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60대에 뜬 건축가’라는 말에 대해서는 “사실 내가 정상적이다. 외국의 경우에는 5~60대가 돼서야 뉴 페이스로 소개 된다”고 말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얼마 전 가림막을 벗은 이후 디자인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서울시청 新청사에 대해서는 “신구 청사, 두 건물이 조화가 안 된다고들 하는데 처음 설계할 때 광장과 새로 짓는 건물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신구 건물의 긴장된 관계가 오히려 더 좋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돌출된 부분을 쓰나미 같다고 표현한 것에 대해 “광장에 좀 더 가깝게 오고 싶어서 그런 것이다. 광장의 배경이 되고 싶으니까”라고 표현했다.
더불어 “쓰나미라는 말을 듣고 놀랐는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됐다”며 “광장이라는 곳이 사람들이 움직이고 다이나믹한 장소기 때문에 건물 또한 동적이 되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또한 건물 전벽이 유리 소재로 쓰인 것에 대해 “현대가 제공한 최고의 재료 중 하나”라고 극찬했다. 여름에 온실효과로 덥지 않겠냐는 질문에는 “안이 뜨거워지면 그것을 에너지라고 한다. 팬을 돌리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환기시킬 수 있어서 사실상 에너지를 절약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대학 졸업 후 한국 대표 건축가인 故 김수근 선생 건축 사무실에서 일했던 유걸 대표는 “김수근 선생님은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바람막이가 돼준 분”이라고 기억했다. 하지만 건축학적 지향이 같냐는 물음에는 “처음 맡은 프로젝트 때 조소적으로 형태를 만들었더니 ‘내가 이런 건 팔 수 없으니 네 사무실을 할 때 하라’고 충고하셨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최근 외국 건축가를 선망하는 풍토에 대해서는 “선별력이 있다거나 원하는 것이 뭔지 안다거나 하기보다 일종의 명품 열망과 비슷하다”라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건축가를 꿈꾸는 건축학도들에게 “좋은 건축가는 건물을 보는 불특정 다수의 건축주들까지도 이해하고 애정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자신만의 정체성을 갖고 특징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12. 06. 14 [뉴시스] 서울 신청사 관련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서울=뉴시스】김지은·김지훈 기자 = 최근 모습을 드러낸 서울시의 신청사와 구청사의 부조화에 대한 우려가 곳곳에서 감지되는 등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따로 떼어내면 양쪽 의견이 팽팽히 맞서지만 초현대 신관 건물과 일제 때 지어진 옛 청사(본관동)를 함께 보면 전체적으로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다.
신청사는 2005년 시청사 증·개축 추진계획을 수립한 뒤, 6번에 걸친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2008년 3월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했다. 사업비로 약 3000억원이 들어갔다.
오는 8월말 완공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신청사의 경우 지하 5층, 지상 13층 규모인 외장 공사는 끝났고 내부마감 공사와 인테리어 공사만 남겨둔 상태다.
등록문화재 52호로 지정된 구청사(본관동)는 1926년 준공 당시의 모습으로 보존, 내부 마감 공사가 한창이다. 이 건물은 앞으로 시민도서관으로 활용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구청사를 철거 또는 이전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이 나오고 있다.
물론 옛 청사는 서울시 등록문화재로 지정돼 있어 사실상 철거와 이전 모두 불가능한 상태다.
시 관계자는 "장소가 갖는 상징성과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고려할 때 이전과 철거 모두 쉽지 않은 문제다. 이것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논의한 적이 없다"며 "문화재청과의 협의를 통해 개보수를 하는 쪽으로는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신청사 외관을 둘러싼 불만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고층 건물이 즐비한 태평로가에 혼자 움푹 들어가 있어 동떨어진 느낌을 풍긴다는 얘기나 건물 앞부분의 유리 외벽이 튀어나오면서 쓰나미 파도를 연상시켜 위압감을 준다는 주장도 있다. 특히 새 건물과 헌 건물은 서로의 가치를 상쇄시킨다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시민 소통을 중시하는 박원순 시장의 시정철학을 반영하듯 시민을 위한 공간이 40%나 차지하고 전국 지방자치단체 청사 가운데 처음으로 에너지 효율 1등급을 받은 친환경 건물이라는 의미 있는 성과도 거뒀다.
하지만 첨단시설을 자랑하는 신청사와 구청사의 부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A기업에 근무하는 이모(32)씨는 "3000억원이나 쏟아놓고 이렇게 동떨어지게 지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건물을 따로 보면 괜찮지만 같이 있으니 구청사의 경우 흉물로 보인다.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 수 있는 시청광장 일대를 이렇게 만들어 안타까울 뿐이다"고 의아해 했다.
이런 우려에 대해 서울시측은 "내부공간은 시민이 만족할 것으로 자부한다"고 강조한다.
시 관계자는 "오픈 스페이스 위에 시민들이 이용하는 하늘광장이 하늘의 구름처럼 떠있고 수직벽면에는 식물들을 심어 온도 저감 효과도 냈다"며 "루브르박물관과 에펠탑 등도 설립 당시에는 평가가 좋지 않았지만 100년은 더 써야할 건물이기에 앞으로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시민들의 평가는 달라질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원 설계자인 유걸(72) 아이아크 대표는 "신청사 설계 콘셉트는 '긴장관계의 공존'이다. 이질적인 것이 공존하는 것도 조화라고 생각한다"며 "두 건물이 지어진 시대가 다르고 용도와 목적이 다른데 굳이 동질화시킬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두 건물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기도 하지만 그건 새로운 것에 대한 낯설음이라고 생각한다. 익숙해지면 다르게 보일 것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세용(47) 고려대 건축학과 교수는 "(신청사와 구청사의) 부조화 지적들이 예전에도 이슈화가 됐으나 결국 다 무시됐다"며 "신청사 건물과 구청사 건물간의 부조화뿐만 아니라 서울광장과의 부조화도 심각하다. 현재로서는 건물 저층부를 연결하는 방안과, 신청사와 광장을 연결하는 방안 등이 최소한 대안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kje1321@newsis.com
jikime@newsis.com
2012. 06. 18 [한겨레] 서울 신청사 관련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_서울시 신청사 조감도
8월 완공을 앞두고 가림막을 벗은 서울시신청사를 보노라면 부조화의 파열음이 들리는 듯하다. 전통과 현대의 단절, 개발과 보존의 갈등이 빚어내는 앙칼진 소리다. 어두운 잿빛 건물과 시퍼런 유리 건물이 맞부딪히고, 본관의 직선과 신관의 위협적 곡선이 대립하는 구도는 전혀 다른 음악을 함께 듣는 것 같다. 고작 이런 신청사를 지으려고 3,000억원을 쏟아 붓고 8년을 기다렸다니 개탄스럽다. 신청사는 무능하면서도 독선적인 서울시와 오만하면서 무책임한 문화재 동네가 만든 합작품으로 시정 수준과 문화재 행정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현장이다.
당초 오세훈 시장이 신청사 건립을 추진한 것은 기존 청사가 매우 비좁고 낡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청사가 서울 시내 곳곳에 뿔뿔이 흩어져 있어 민원인들의 불편이 컸고, 시 직원들도 각종 보고서류를 들고 오가며 거리에서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시는 당연히 건물 전체를 헐고 본청 소속 5,000여 명의 직원이 함께 입주할 공간을 마련하고자 했다. 시가 본관 건물을 철거하려 하자 문화재청과 시민단체들이 반발했다. 1926년 지상 3층, 지하 1층의 경성부청으로 건립돼 서울시청사로 사용된 본관 건물의 전면부와 돔, 중앙계단 등이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는 것이었다. 서울시의 일방적 철거를 우려한 문화재청은 서둘러 2003년 6월 등록문화재로 지정한 후 다시 사적(지정문화재)으로 가지정 했다. 등록문화재와 달리 지정문화재는 철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시는 본관을 보존하되 신축 청사의 고도를 높이려 했으나 이 역시 문화재위원회의 반발에 부딪혔다. 인근 덕수궁 경관을 해친다는 이유였다. 이도 저도 못하게 된 서울시는 이미 공모설계를 통해 당선된 신축안 (지상 21층, 지하 4층ㆍ연건평 약 9만㎡)을 철회한 후 재공모를 했고 2008년에 최종안(지하 5층, 지상 13층ㆍ연건평 9만788㎡)을 확정했다. 때 늦은 이야기지만 이때 본관의 문화재적 가치와 보존 여부, 신청사 규모와 효율성을 놓고 신중하고 충분히 검토했어야 옳다.
그로부터 4년 후 완공을 앞두고 그 결과물에 대해 모두가 남 탓만 하고 있다. 서울시는 문화재위원회의 옹고집 탓에 설계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며 태생적 한계를 내세우고, 문화재 관계자들은 처음부터 잘못된 설계를 오 시장이 강행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를 디자인 했던 설계자마저 자신의 의도가 왜곡됐다며 책임을 서울시와 시공사에 떠밀고 있다.
신청사에 대한 박원순 시장의 활용방안도 잘못됐다. 박 시장은 취임후 한때 신청사에 입주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시민 활용 공간을 전체 40%까지 늘리는 쪽으로 선회했다. 시 공무원들이 모두 입주하기 부족하니 시민들에게 생색이나 내겠다는 계산이다.
언뜻 보면 시민을 위한 배려인 듯하지만 사실은 엄청난 기회비용을 무는 것이다. 출입이 공짜라고 정말 공짜가 아니다. 이러한 첨단빌딩이면 3.3㎡당 임대료가 월 10만원은 훌쩍 넘을 텐데 매달 혈세 10억 원 이상을 포기하는 셈이다. 게다가 본청 직원 5,000여명 중 신청사에 입주할 수 있는 인원은 2,205명으로 절반도 되지 않아 민원인의 불편과 직원들의 시간 허비는 여전하게 된다.
도심의 요지, 금싸라기 땅에 어설픈 문화공간과 편의시설을 만들기보다는 당초 취지에 맞춰 민원인들이 자주 찾는 부서들을 중심으로 주요 국ㆍ실을 모아 두는 게 낫다. 시청은 시청 기능에 충실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 시민을 위하고 시민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것이다. 시민이 원하는 건 카페와 테라스, 갤러리보다 원활하고 효율적인 시정이다. 다만 이런 방 하나는 있으면 좋겠다. 신청사가 이렇게 되기까지 의사결정 과정과 여기에 참여한 주요 공무원, 문화재위원들의 명단을 기록하고 자료를 보관하는 방. 다시는 이러한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목적도 있지만, 혹 후세에 뜻밖의 평가를 받기라도 한다면 가문의 영광이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