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07. 10 [아주경제] 서울 신청사 관련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10월 문여는 서울시 신청사 들여다보니
거금 3000억 투입 불구
주변 경관과 부조화 극심
호화청사 비판도

 

_가림막을 벗고 모습을 드러낸 서울시 신청사가 8월말 완공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구관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사진=이형석 기자)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100년 뒤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자랑해온 서울시의 신청사가

다음달 말 완공된다. 지난 2008년 5월 공사가 본격화된 지 4여년 만이다. 사업비로 약 3000억원이

들어갔다. 중구 태평로 1가 31번지 총면적 7만1811㎡에 자리잡은 신청사는 지하 5층~지상 13층

규모로 이뤄졌다.

 

하지만 서울시 신청사를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건물 외관 디자인을 두고 말들이

많은 것이다. 참신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옛 청사(본관) 등 주변 경관과 신축 청사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반응도 만만찮다. 초호화 신청사 논란도 거세다.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디자인

신청사의 특이한 외관은 지속적으로 시민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또 유리건물과 옛 청사의

부조화로 인해 시각적으로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다.

근무지가 시청 인근인 30대 직장인 송모씨는 "건물을 봤을 때 '와~' 하는 감탄사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저게 뭐냐'는 반감부터 생긴다"며 "오세훈 전 시장이 반대해서 이전에 제시된 디자인들이

취소됐다고 하던데, 시청 청사가 시장 개인이나 건축가 한 사람에 의해서 좌우된다는 게 이상하다"

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이모씨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나 새 청사나 유선형으로 건축돼 미래지향적

코드로 읽힌다"며 "동료들끼리 우주선을 동경하는 '5세 훈이'(오세훈 전 시장)의 취향이라고 비꼬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광장을 자녀와 자주 찾는다는 주부 조정은씨(31)도 "주변 환경과 전혀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며

 "아무리 고성능 유리라고 해도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추울 게 뻔한데 시민들 의견이 제대로 반영이 된

건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건축 전문가들의 반응도 비슷하다.

건축가 함노훈 플랜애드건축 대표는 "신청사 옆면과 뒷면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타일 배치나 색상

등이 조잡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설계도면으로 봤을 때는 괜찮다고 느꼈기 때문에

이는 시공이 잘못된 탓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이 같은 일은 설계자가 건축과정에서 소외됐기 때문"이라며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 건축과정에서는 설계자보다는 시공사 위주로 건물이 지어진다"고 말했다. 건축비 등으로

인해 설계가 바뀌더라도 설계자에게 제대로 통보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신청사 원설계자인 유걸 아이아크 대표(72)도 시공적인 측면에서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내 설계

의도가 구체적으로 구현되지 못한 부분이 몇 군데 있다"며 "가장 아쉬운 것은 에코프라자 또는

수직광장이라고 부르는 신청사의 내부 공간이 외부로부터 보이지 않게 된 점"이라고 말했다.

 

'호화 청사' 논란

신청사는 3000억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됐다는 점에서 '호화 청사' 비난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그간 호화 청사라고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경기도 성남시청 건립 비용인 3222억원보다는 다소

덜하지만 '용인궁'이라고 비난을 받았던 경기 용인시청(1974억원)보다는 1000억여원이 더 들었다.

서울시의 경우 재정자립도는 전국 1위지만 자체 수입의 57%를 자치구 등에 법정의무경비로 이전하게

돼 있어 실질적인 세입규모는 낮다는 점에서 막대한 혈세를 청사에 들인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

 

특히 외벽에는 7000여개의 미국산 삼중 로이(Triple Low-E) 유리가 사용됐다. 전면으로 설치된 삼각형

유리의 경우 1㎡당 평균 26만원에 달한다.

늘어난 공기로 인해 비용이 더 들었다는 지적도 있다.

신청사는 당초 준공기한이 2009년 10월 26일에서 오는 8월 31일로 늦춰졌다. 이에 따라 공사비도

최초 계약금액 1565억원에서 14% 이상 늘어났다.

 

그러나 막대한 세금이 투입됐는 데도 각 건물에 흩어진 시청 직원들을 불러모은다는 당초 취지는

이루지 못했다. 신청사에는 서울시 본청 직원 5000여명 중 2205명만 입주한다.

신청사 1층에는 민원을 담당하는 다산플라자와 장애인복지과가 배치되고, 2~11층은 주택정책실,

여성 가족 정책실 등 시민들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서들이 입주한다. 시장실과 부시장실

은 6층에 자리잡는다.

신청사에 입주하지 못하는 나머지 부서는 서소문청사, 을지로와 기타 청사로 이전하거나 머물게 된다.

 

이정은 기자 nvces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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