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10/아주경제] 서울시 신청사 원설계자 유걸 "건축이 추구하는 것은 늘 새로운 것"
open forum/seoul new city hall 2012. 7. 10. 17:46
2012. 07. 10 [아주경제] 서울 신청사 관련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_유걸 아이아크 공동대표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신청사의 모양이 이상하다든가 구청사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에 대해 서운하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도리어 시민들이 이렇게 많은 반응을 보여주시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좋은 건축이건 나쁜 건축이건 시민들이 이렇게 많은 관심을 보여주신 적이 없었던 것 같네요."
서울시 신청사를 설계한 유걸 아이아크 공동대표(72)는 10일 아주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여론의 입방아에 오른 디자인 논란에 대해 이같이 대답했다. 디자인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새롭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그는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많은 것들이 사실상 우리 눈에 익숙한 것이지만 건축이 추구하는 바는 '늘 새로운 것'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현대건축의 거장'이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붙는 유 대표는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 건축대학원 교수를 역임했다. 미국건축사 협회상, 김수근건축상, 한국건축가협회상, 한국건축문화대상 대통령상 등을 수상했다.
다음은 유 대표와의 일문일답.
-이번 신청사 설계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신청사의 설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서울광장과의 연계성이었다. 신청사 자체도 중요하지만 광장을 만드는 주위의 환경도 고려해 디자인을 한 것이다. 서울광장을 명소로 만드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구청사(본관)와의 조화는 고려하지 않은 것인지.
"신청사와 구청사는 다른 것이 당연하다. 신청사는 한국 사회가 일제하에 있을 때였었고, 그 때의 필요에 따라 그때의 기술과 재료로 지어진 것이다. 신청사는 2012년 서울이 필요한 것을 현대의 재료와 기술로 건축했다.
우리가 조화된다는 것을 동질적인 것으로 흔히 생각하는데 구청사는 신청사가 서울광장과 연계되게 하기 위해 극복하여야 할 대상이었고 그런 가운데 긴장과 대비로 관계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어울리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겠다."
-신청사 입주가 4월에서 6월로, 또 9월로 미뤄졌다. 전면 유리로 인해 여름철 폭우에 안전할 지 따져보기 위해서라고 시는 발표했는데 향후에도 안전할 것이라고 보는지.
"본인이 건축물의 기술적 개발과정에 직접 참가하지 않았지만 신청사의 외피는 방한, 방열, 차광, 차음, 방수등 환경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 기술적으로 지속 가능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설계가 구체적으로 구현되는 부분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나의 설계 의도가 구체적으로 구현되지 못한 부분이 몇 곳이 있지만 가장 아쉬운 것은 에코프라자 또는 수직광장이라고 부르는 신청사의 내부공간이 외부로부터 보이지 않게 된 점이다. 신청사의 이 내부 공간은 서울광장의 연장공간으로 계획돼 있었다.
그래서 서울 광장이 수평광장이라면 이것을 수직으로 세운 수직 광장이라고 부른 것이다. 그래서 내부에 그린 월 (Green Wall)이 있고 최상부에 시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용공간이 떠 있는 것이다. 변형이 되었지만 내부 공간에서 시도한 모든 것이 없어진 것이 아니고 다 그대로 있는데 이것이 외부공간과 연계되어 읽히지 못하게 된 것이 아쉽다."
-건축철학이 있다면. 이번 신청사에 건축철학이 반영됐는지.
"나의 건축 철학은 열린 건축이다. 열린공간 열린사회는 나의 단골 강의주제이다. 나는 건축의 본질은 공간에서 드러나는 것이고 그래서 형태 보다는 공간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설계를 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신청사의 내부가 외부에서도 인지가 되기를 바랐던 것이다.
이것은 사람의 성격으로 말한다면 인격에 이중성이 없는 것과 비유될 수도 있겠다. 성형수술을 한다거나 화장을 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도 이와 비슷한 이유인 것 같은데 사람의 겉모습 보다는 성격에 더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외피의 마감 보다는 내부의 공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 공간을 외부에 드러내기를 좋아한다.
나는 건축을 완성된 틀로 생각하지 않고 사람이나 사회가 변화되어 나가는 것과 같이 항상 어떤 과정 속에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가변성과 적응성 그리고 지속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정은 기자 - nvcess@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