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07. 05 [조선일보] 서울 신청사 관련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시민 100명에게 물어보니
"별로다" 41%·"예쁘다" 19%… 설계자 "랜드마크 될 것" 일부선 "의견 더 수렴했어야"

오는 10월 완공을 앞둔 서울시청 신청사. 가림막을 벗고 지난 5월 외관을 드러냈지만, 디자인을 두고 말이 많다. 한옥 처마를 살린 모습에 100년 후까지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지만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일 신청사 바로 앞 서울광장에서 만난 영국인 제임스 소여(29)씨는 "어떤 물결(wave)을 형상화한 것 같고, 한국의 긍정적인 변화나 미래로 가는 위상을 표현하려 한 분위기인데 다소 그로테스크하고 위압적"이라고 말했다.

신청사를 설계한 건축가 유걸(72) 아이아크 공동대표는 "서울의 랜드마크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었다"며 "처음엔 이상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계속 보다 보면 익숙하게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본지가 3일 서울광장 앞을 지나는 서울시민 100명을 대상으로 직접 물어본 결과, 신청사 디자인이 '나쁘다'거나 '매우 나쁘다'고 답한 사람은 41명이었다. '보통'이 40명. 이들은 "신청사만 보면 괜찮은데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다" "기대만큼 좋지 않다"고 했다. '좋다'는 18명, '매우 좋다'가 1명이었다. 아직은 어색하게 느끼는 시민이 많았던 셈이다.

신청사 디자인은 그동안 6차례 수정을 거친 우여곡절의 산물이다. 2006년 6월 나온 첫 번째 디자인은 웅장함을 강조했다. 당시 디자인을 맡은 삼우건축은 "도자기, 한복 소매, 처마선 등 한국적 전통미를 보여줄 수 있는 부드러운 곡선을 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디자인은 문화재청 산하 문화재위원회에서 "건물이 너무 높아 덕수궁 경관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부결됐다.

서울시 신청사는 6차례 디자인 변경을 거쳐 2008년 2월 건축가 유걸씨 작품으로 공사를 시작, 오는 10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준헌 기자 heon@chosun.com
태극문양을 본뜬 두 번째, 세 번째 설계안은 건축물 형태·규모·높이 등이 덕수궁·원구단 등 주변 문화재 경관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좌초했다.

2007년 3월 주변 빌딩과 비슷하게 평범한 사무용 건물처럼 생긴 성냥갑 모양 디자인이 등장했으나, 문화재위원회는 "신축 건물 앙각(仰角)선을 유지하고, 구청사와 충분한 이격(離隔) 거리를 확보"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앙각 제한 규정은 문화재 경계로부터 100m 안에 짓는 건물은 문화재 경계에서 그어진 27도 사선(斜線)보다 높이 지을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이후 앙각선을 살리기 위해 한쪽을 비스듬하게 한 다섯번째 디자인에 이어 2007년 10월 이를 약간 고친 여섯 번째 안이 문화재위원회를 통과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이 반대했다. 너무 평범하다는 불만. 결국 서울시는 2007년 11월 국내 유명 건축가 4명에게 설계안 경쟁을 제안했고, 국내 건축 관련 단체장들로 이뤄진 설계심사위원회 심사를 통해 유걸씨 작품이 뽑혔다. "새로운 건축적 시도가 돋보인다"는 설명이었다.

잦은 수정과 변경을 거치는 과정에서 시민들 생각을 묻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최준혁 충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선정 과정에서 문화재위원회, 시장, 건축 전문가 의견은 귀 기울였지만 정작 시청사 주인인 시민 의견은 안 들었다"며 "이 때문에 시민들이 더 낯설게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Posted by iar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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