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07. 06 [경향신문_오피니언_기고] 서울 신청사 관련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_이배화ㅣ한국건축미래설계원 건축학 박사

 

드디어 공사 가림막이 벗겨지면서 오랜 세월 숙원사업이던 서울시 신청사의 위용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 완공되기도 전에, 신청사와 경성부청사 사이의 부조화를 비롯해 작품에 대한 질적 논쟁이 뜨겁다.

신청사를 설계한 유걸씨의 작품은 2008년 4명의 지명 건축가에 포함된 2차 아이디어 건축설계경기 응모안 중 당선작이며, 기존의 삼우건축사무소 안과 그 당시 경쟁했던 다른 3개의 계획안과는 다른 성격의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어 구별된다.

필자의 생각으로, ‘수도 서울 신청사’는 오피스 건축의 속성을 뛰어넘어 사회학적 문화 콘텐츠로서 ‘한국적 이미지와 국가품격’을 자부하는 아이콘으로 차별화되어야 하는 독특한 프로젝트이다.

이런 맥락에서 5개의 계획안 중 건축가 유걸씨의 작품 발견은 다행스럽다. 그러나 작금의 다양한 평가들이 혼재되는 가운데, 필자는 그의 탁월한 디자인 전략에 대해 대부분 동의하고 찬사를 보내지만, 이 시점에서 여러 특단의 조치가 절실해 제안한다.

첫째로 경성부청사의 철거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경성부청사야말로 조선총독부와 마찬가지로 진즉 부쉈어야 할 폐기물이다. 구청사가 있는 장소성은 민족정기가 경복궁 성지에서 조선 오백년 역사를 현현하다 서울 한복판 구청사로 뻗쳐와 드디어 세상, 즉 속역으로 확산되는 영적 신기(神氣)를 품고 있는 곳, 바로 국가의 중심부요, 시민의 마당이다. 도시의 기원신화가 서려 있는 이 영험한 곳에 식민통치의 잔재 중에서도 핵심이랄 수 있는 구청사를 문화재로 보존한다는 것은 식민지 타자의 종속주의적 망각증이다. 한반도에서 근대건축보존운동(도코모모 운동)은 제국주의 당사국이 아닌 피해자 입장이므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혹여 서울역 구역사, 한국은행 본점, 명동성당과 혼동해선 안되며 질적으로 가치도 없는 일상품 수준이다.

둘째로 통일된 조화의 미를 위해 후면부 콘텐츠를 수정해야 한다. 즉 후면 수직 그리드 형태는 정면 모양과 비교할 때 이질적인 반전이며 부조화의 극치라는 혹독한 비판을 피할 수 없는 발상이다. 양측면의 입면 구성 역시 균형감 있는 조화보다는 생뚱맞은 변화로 인한 가벼움으로 품격을 떨어뜨리고여러 곳에 어설픈 마감표현들도 애매하게 운신하고 있다. 전통건축의 DNA 요소를 3차원 이미지로 착안했다면, 그 메타포는 매스 전체의 내외부 공간에서 리듬과 켜로 다양하게 나타나고, 그들의 상호조화는 서울광장, 지상, 지하 등 일련의 4차원 수평동선의 영역적 특성화에 따라 넘나들고 관통하면서, 자연스럽게 여백의 공간전이와 중첩시켜 유기적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전통건축의 아름다움은 호방하고 모호한 자연경계에도 있다.이런 카오스적 동양사상은 일부 서구 건축가의 어법으로 응용되기 전부터 이미 서구 해체주의 철학의 기름진 토양이었다.

세번째로 새 청사의 기능 중 40%가 시민을 위한 편의시설로 공간배분이 이루어졌다는 것은 업무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시민의 불편과 세금을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재고돼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새집을 지었으면 청사 기능을 한곳에 집중해 시정의 극대화를 꾀하는 게 우선 순리이고, 이것이 시민을 위하는 근본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아직 공사 중이므로 수정 보완할 수 있다. 현재 같은 볼썽사나운 시청사 이미지로 21세기 국민과 세계인들에게 헌정할 순 없는 일이다. 핫바지 역사는 핫바지 건축을 만든다. ‘건축’ 없이는 인간도 도시도 역사도 없다는 평범한 인식론적 가치를 거울삼아 만년대계의 통치행위를 역사 위에 펼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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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06. 04 [경향신문] 서울 신청사 관련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신청사 8~10층 ‘하늘광장’ 등 시민 위한 공간 전체의 40%
지자체 유일 친환경 1등급 건물… 대한상의·남산청사 한자리로

오는 10월 문을 여는 서울시 신청사는 면적의 40%가 시민을 위한 공간이다. 시민청과 하늘광장, 대표도서관 등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공무원들의 업무공간은 그 나머지다.

지하 5층, 지상 13층 규모의 신청사에는 본청 직원 5000여명 중 총 2205명이 입주한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프레스센터, 남산 청사 등 곳곳에 흩어져 있다가 한자리로 모이는 것이다. 시장·부시장 등 시 최고위층의 집무실은 6층에 나란히 마련됐다.

신청사는 전체 면적 9만788㎡ 가운데 사무공간 2만7138㎡를 제외한 나머지 공간이 복도와 계단 같은 공용 공간과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꾸며진다.

신청사 지하 1, 2층은 시청이 아니라 가칭 ‘시민청’이다. 총면적 7842㎡인 이곳은 시민이 직접 만든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갤러리, 시민강좌와 시정토론회가 열리는 토론장, 시민 신문고 등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지하 1층은 지하철 시청역과 연결돼 있다.

지하 1, 2층을 시민 공간으로 마련하려는 계획은 2009년부터 있었지만 처음에는 서울시 홍보물을 전시하는 시티갤러리 정도로 구상됐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박 시장 취임 후 일방적으로 시 이야기만 전달하는 고정적인 콘텐츠를 두기보다 시민들이 직접 이용하면서 표현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신청사 8~10층에는 하늘과 통하는 하늘광장을 만들었다. 시내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광장에는 시민들이 쉴 수 있도록 의자들이 놓이며 작은 카페와 야외 테라스도 생긴다.

8, 9층에 생기는 536석 규모의 다목적홀도 시민들에게 개방할 목적으로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문화공연, 발표회 등 각종 행사를 개최할 수 있다.

신청사 1층은 ‘에코플라자’로 불린다. 정문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7층까지 뚫린 벽면에 조성된 수직정원을 만날 수 있다. 1600㎡ 넓이의 수직정원에는 라벤더 등의 식물을 심어 디자인과 공기 정화, 에너지 효율까지 잡았다.

도시기반시설본부 이갑규 시책사업추진단장은 “신청사는 지방자치단체 청사 가운데 유일하게 1등급을 받은 친환경 건물로 전체 에너지 소요량의 24.5%를 친환경·신재생 에너지로 자체 충당한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신청사는 한옥의 처마 형상을 본떠 여름철 태양 고도가 높을 땐 열을 차단해 시원하게 하고, 겨울철에는 낮은 태양고도를 통해 일사량을 충분히 받을 수 있어 내부공기를 따뜻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구청사는 서울의 모든 도서관의 사령탑격인 서울 대표도서관으로 탈바꿈한다. 지하 4층, 지상 5층인 서울도서관은 유리다리를 통해 신청사와 연결된다. 이곳에는 지상 4층까지의 한쪽 벽면 100m를 완전히 책으로 채우는 벽면서가가 만들어진다. 7만권의 장서와 장애인을 위한 점자도서와 시정 자료 등을 구비할 예정이다.

시는 시민들에게 신청사의 주요 공간들을 공개하면서 설명하는 신청사 투어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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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06. 04 [경향신문] 서울 신청사 관련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서울시 신청사가 4년간의 공사를 마치고 오는 10월 입주가 시작된다. 신청사는 시민을 위한 공간이 40%에 이른다. 전통 처마를 재현한 디자인을 놓고는 ‘아무리 봐도 어색하다’는 의견과 도심의 수직적이고 보수적인 건물들 속에서 ‘파격적인 시도’라는 극단적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신청사는 100년 후까지 지속될 수 있는 서울의 랜드마크를 지향하고 있다. 신청사에 대한 평가는 유리라는 소재가 뿜어내는 투명성이 앞 건물을 돋보이게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한옥 처마의 모양을 본뜬 건물 앞부분이 도리어 본관을 위협하는 느낌이 강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세용 고려대 교수(건축학과)는 “옛 청사가 건축적으로 잘된 것은 아니지만 역사성이 있는데 일부를 허물어 아쉽다”며 “공공 건물이 앞장서 새롭게 디자인을 시도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박항섭 가천대 교수(건축학과)는 “에펠탑도 특유의 낯섦 때문에 과거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건축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후대에는 파리의 랜드마크가 됐다”며 “서울시 신청사도 뭔가가 낯설게 느껴지지만 에펠탑처럼 새 건축의 방향을 이끌기 위한 낯섦이 있는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논란이 거듭되면서 이제는 시민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를 고민해야 할 때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청 앞 광장과의 연계성, 시민들을 위한 열린 공간 등을 잘 살려야 한다고 밝혔다.

김인수 환경조형연구소 그륀바우 소장은 “현재 시청 앞 광장은 광장이라고 하기엔 공간이 너무 분리됐다”며 “신청사가 (시민의 상징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해내려면 광장 이용을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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