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06. 11 [세계일보] 서울 신청사 관련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9월 입주 앞두고 모습 드러낸 첨단 시청

오는 9월 새로운 서울시청사가 시민 앞에 선다. 7년간 약 3000억원이 투입된 신청사 공사는 최첨단 건축공법이 도입되는 등 공공건축사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신청사는 건축사적 의미뿐 아니라 기능면에서도 기존 청사들과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하면서 청사 기능이 행정 공간에서 시민 소통 공간으로 대폭 변경됐다. 시민청(시민갤러리), 하늘공원, 다목적홀, 대표도서관 등 시민을 위한 공간이 전체의 40%에 달한다.

그러나 신청사 설계 당시부터 계속돼 온 디자인 논란은 최근 공사장 가림막이 철거되고 신청사 외형이 드러나면서 더욱 거세졌다. “쓰나미를 연상시킨다”는 비판과 “미래지향적인 구조다”라는 논쟁은 여전히 팽팽하다.

 

 

 

◆시민 공간 40%… “서울시민청사로”

서울신청사는 지하 5층, 지상 13층에 최고 높이 53.5m로 지어진다. 2006년 5월 신청사 공사계획이 세워진 뒤 문화재청 등과의 협의를 거쳐 2008년 3월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했다. 6월 현재 9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외장공사를 끝내고 내부마감 공사와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이다.

새롭게 지어지는 청사의 가장 큰 특징은 시민 친화적 공간에 있다. 행정 업무 공간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타 청사와 달리 서울신청사에는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40%에 달한다.

반면 업무 공간은 신청사 전체 연면적 9만788㎡ 중 2만7139㎡(30%)에 불과하다. 본청 공무원5505명 중 2205명만 신청사에 입주할 뿐이다. 나머지 30%는 복도와 로비 등 공용 공간이기 때문에 신청사의 가장 큰 면적을 시민이 사용하는 셈이다.

우선 지하 1층 전체와 지하 2층 절반가량이 시민공간(시민청)으로 채워진다. 이곳은 당초 서울시 홍보물을 전시하는 ‘시티갤러리’가 들어설 계획이었지만 박 시장 취임 후 시민 활용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기능이 변경됐다.

시청이 아닌 시민들의 청사란 뜻을 담고 있는 시민청은 다목적홀을 비롯해 컨벤션홀, 공연장 등이 들어설 전망이다. 특히 다목적홀에서는 결혼식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최근 트위터를 통해 “10월에 신청사로 이사가면 시민청에 그런 행사(결혼식) 하도록 할게요”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신청사는 기존 관공서와는 달리 공공업무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다양한 문화공연과 편의시설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어떤 의미에서 서울신청사는 서울시민청사로 불리는 게 맞는 표현”이라고 말했다.

 

 

◆최신 건축 기술 집합체

서울신청사는 공공건물 건축에도 새로운 획을 그었다. 신청사는 지방자치단체 청사 가운데 유일하게 1등급을 받은 친환경 건물로 전체 에너지 소요량의 24.5%를 친환경·신재생 에너지로 자체 충당한다.

1926년 일제강점기 때 경성부청사로 지어진 뒤 서울시청사로 이용돼 온 본관(구청사)은 ‘서울도서관’으로 새롭게 변신한다. 서울시내 133개 도서관을 연결하는 ‘허브 도서관’ 역할을 하며 각종 시정 관련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용도로 쓰인다. 특히 옛 건물을 그대로 보존한 파사드(전면부) 안쪽 지상 1∼4층을 전부 책으로 채우는 ‘벽면 서가’(각 층 길이 107m, 높이 2.8m)가 눈길을 끈다.

파사드와 중앙홀이 등록문화재 52호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시는 이곳을 리모델링하기 위해 최신 공법을 이용해 ‘원형보존’과 ‘복원공사’를 병행했다. 본관 파사드 및 지상 건물을 허물지 않고 136개 지지대로 띄운 채 그 밑으로 터파기 공사를 하는 ‘뜬구조 공법’을 사용했다.


◆파격이냐, 부조화냐… 디자인 논란 여전

그러나 신청사 설계도가 공개됐을 당시부터 이어져온 디자인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지난달 10일 건설 공사장의 가림막이 철거되고 신청사 외부가 드러나면서 이 같은 논란은 가중됐다.

시민들 반응은 제각각이다. 시청 인근에서 회사를 다니는 서모(37)씨는 “한옥 처마를 본떠 만들었다고 하지만 언뜻 보면 쓰나미를 연상시킨다”며 “파도가 구청사와 서울광장을 덮치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 외에도 “구청사와 신청사가 너무 동떨어져 있다”, “유리로 이뤄진 외벽이 주변 건물들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등의 의견이 많다.

반면 파격적인 디자인이라는 평가도 있다. 김모(22·대학생)씨는 “앞으로 서울시의 상징이 될 건물인데,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디자인 논란에 대해 “외관은 중요하지 않다. 기능에 무게를 싣겠다”고 밝혔다.

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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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06. 11 [세계일보] 서울 신청사 관련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신·구청사 ‘긴장된 공존’ 추구
-턴키방식 공사 설계반영 못해
-건설사 주도로 완성도 떨어져

 

서울시청사의 기초설계를 맡은 건축가 유걸(72·아이아크 대표·사진)씨는 신청사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개방성과 역동성이란 기초 설계 콘셉트가 건물 외부에 구현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기초설계를 발전시켜 디자인을 완성하는 단계에서 관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애초 의도한 디자인 설계가 건물에 잘 구현되었나.

“건물 내부에서 보면 의도대로 됐는데 밖에서는 읽히지 않는다. 애초 ‘광장처럼 열려 있는 시청’을 만들고자 했다. 광장은 특별한 목적 없이도 드나들고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건물에 들어올 일 없는 사람들도 곁을 지나가면서 그런 열린 모습을 짐작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못한 게 아쉽다.”

 

―새 청사가 ‘쓰나미(대형 파도)’ 같다거나 ‘구청사와 부조화하다’라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다.

“정적인 형태가 아닌 사람들의 움직임에 대응할 수 있는 다이내믹한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또 구청사는 문화재라 건드릴 수 없었다. 그런 조건에서 신청사와 광장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상층부를 광장쪽으로 돌출시켰다. 또 구청사와 신청사를 동질적인 걸로 만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1926년 일제 때 건물을 만드는 이들의 의도·재료·기술과 2012년 한국이 가진 것들이 가장 극단적으로 대비돼 ‘긴장된 공존’을 이루었으면 했다. 철, 유리, 자유곡면을 많이 쓴 건 그런 맥락에서다.”

―청사 건설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설계과정이 불합리했다. 나는 전체의 3분의 2 정도는 관여하지 못했다. 특히 초기 콘셉트 디자인을 발전시켜 시공도서(시공사가 공사를 하는 데 쓰는 도면)를 만드는 과정에서 디자인대로 잘 풀어내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이는 설계, 시공을 일괄도급으로 주는 턴키방식 때문이다. 턴키방식은 모든 게 정량적(定量的) 매뉴얼로 정해져 있고 효율 중심이다. 원 설계자의 처방을 받으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시청은 정성적(定性的)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 회사의 얼굴인 사옥이나 미술관 등을 지을 때만 해도 턴키방식으로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김효실 기자 hs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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